- 10월 27일 15:25, 국회 정론관
- 홍성규 대변인
■ 아들 곁으로 가신 고 인병선 님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인태범 군의 아버지 인병선 님께서 소천하셨다.
세월호 참사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에 이상을 느껴 검진을 했다가 말기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셨다.
생때 같은 자식이 물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그 까맣게 타들어가는 심정이 어떠했겠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태범 군에 이어 다시 아버지마저 잃은 고인의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 드린다.
그 비통한 심정, 무엇으로도 위로가 될 수 없겠으나 염치 불구하고 함께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말자는 말씀도 같이 드린다.
오늘로 참사 195일, 그러나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세 차례나 밀실야합을 통해 유가족의 뜻에 반하는 합의문을 발표하더니 이제는 그도 모자라 더 후퇴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의 비통한 심정, 참담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같은 시대, 같은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도리다.
진보당은 유가족들의 참여가 보장되며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한 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세월호 가족들, 우리 국민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들 곁으로 가신 태범이 아버님의 명복을 빈다.
■ '5.16'이 '명량대첩'이면! 우리 국민들은 왜군이라는 말인가!
어제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35주기 추도식 자리에서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가 박 전 대통령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5.16 군사쿠데타는 '명량대첩'이라고 했다.
400여 년 전의 이순신 장군은 물론이거니와, 목숨까지 바쳐가며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여 끝내 민주주의를 꽃피워낸 우리 민주 영령들께서 무덤을 박차고 뛰쳐나올 소리다.
그야말로 끔찍하고 참담하여 기함할 노릇이다.
5.16 군사쿠데타가 명량대첩이라면 이승만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4.19 혁명을 일으킨 우리 국민들은 '왜군'이라는 말인가?
아무리 역사가 거꾸로 흘러도 대체 이런 해괴망측한 발언이 어떻게 이토록 당당하게 흘러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모든 초, 중, 고교 교과서에 분명하게 '군사정변'으로 기술된 지도 벌써 18년이다. 지난 1993년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쿠데타'라고 분명하게 확인한 것만도 세 차례다.
헌정질서를 무참하게 유린한 쿠데타의 주역이 어찌하여 아직까지도 '국립묘지'에 있는 것인지, 도대체 그 곳을 '국립묘지'라고는 불러야 하는 것인지조차 매섭게 따져물어야 할 이 판국에 거꾸로 파렴치한 역사왜곡 망언이 백주대낮에 횡행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입만 열면 '헌법수호'를 외치며 위헌세력을 잡아들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법무부, 국정원은 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어제 그 자리야말로 헌법정신이 참담하게 짓밟힌 자리였다.
2014년 10월 27일
통합진보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