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가 보이지 않는 빈곤 앞에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겠단’ 대통령의 일성이 공허해졌다. 인천에서 생활고를 겪던 일가족 3명이 5장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연탄불을 피워 목숨을 끊었다. 또한, 퇴거 처지에 놓인 독거노인이 서울 장안동 세든 임대주택에서 국밥 값 10만원을 포함해 장례비 100여만 원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3월 마포구 독거노인도 집세 100만원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이렇듯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처럼 소외계층의 복지문제가 화두에서 지워지기도 전에 빈곤에 따른 노인자살 문제와 소외계층의 자살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복지사각지대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우리나라 노인 복지수준은 세계 96개국 가운데 50위에 불과하고,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모두 OECD국가 중 1위이고, 65살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미국, 일본에 비해 4~5배가 높은 수준이다.
빈곤 사각지대를 위한 사회적 제도와 실질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 속에 한국 복지재정은 OECD국가 가운데 사실상 최저 수준이고, 최저 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350만 명에 이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빈곤층을 최소한으로 돌보기 위해 작년에 ‘세 모녀 3법’을 발의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법안통과가 미루어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긴급복지지원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한다고 시정연설에서 강조했지만, 이는 인상이 아니라 삭감한 긴급복지예산을 2013년 수준으로 겨우 되돌리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세모녀 사건이 발생한지 1년여가 지났지만 박근혜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을 돌보기 위한 법안을 반대하고 있고, 긴급 복지지원예산도 실질적으로 지원이 어려운 수준으로 책정하고는 생색만 내고 있는 현실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예산안 심사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을 최소한으로 지원 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 할 것이다. 아울러 세모녀 사건의 발생 원인이었던 부양의무자 자격요건을 완화시켜서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움에 처한 소외계층이 보호될 수 있도록 세모녀 3법을 반드시 제정할 것이다. 새누리당도 정부의 생색내기 예산에 휘둘리지 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예산안과 세모녀 3법 제정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4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박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