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의 삶이 참으로 고단하고 서글픈 시절입니다. 눈물 마를 날 없는 세월호 참사 가족들, 고공으로 오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FTA의 광풍에 쓸려가는 농민들, 생활고로 세상을 떠나는 서민들의 절망이 깊고 무겁습니다. 희망의 근거가 되어야 할 진보정치가 정권의 종북공세와 내부의 분열로 긴 시간 힘을 찾지 못하는 지금의 모습이 우리 민중 앞에 더할 수 없이 죄송스럽습니다.
오늘 우리는 통합진보당 3기 마지막 당대회를 맞습니다. 당원 모두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온 3년이었습니다. 통합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진보정치의 분열과 시련, 국민의 실망을 불러온 책임을 통감합니다. 노동자 민중의 우려에 더 귀 기울이지 않고 넓게 포용하고 단결하지 못한 잘못이 저에게 있습니다. 그 잘못을 씻어 내기도 전에 당을 지키는 일선에 서야했던 고뇌가 컸습니다. 당의 고립과 정체가 길어지고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데 대해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 사과드립니다.
많은 당원들이 당을 살리자고 각방으로 나서셨습니다. 지지자 한 분을 더 찾으려고 애쓴 당원, 당을 더 많이 바꾸자고 호소한 당원, 그 모두가 당을 지키고 진보정치를 살리자는 절실한 마음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직후 시작된 전당적 토론을 오늘 대의원대회로 모으면서 이제야 우리는 긴 어려움을 끝낼 출발점에 들어섭니다.
아직 우리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진보당을 지켜내야 하는 임무를 다 해내지 못했습니다. 내부의 정체에서 벗어나 진보당을 혁신하는 일도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우리 민중들의 절망의 시간을 마감하려면, 진보당이 먼저 이 어려움을 끝내야 합니다.
우리 민중들이 키워온 자주 민주 통일의 나무를 뿌리 뽑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진보당 강제해산시도를 반드시 이겨냅시다. 진보당을 진정한 민중의 정당으로, 당원 자신의 정당으로, 국민들과 더 가까운 대중정당으로 혁신하고 우리 당원들이 먼저 진보정치 단결의 거름이 됩시다. 당을 더 철저히 혁신해야 당이 지켜집니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만이 법정을 넘어 현실정치에서 진보당을 살려낼 것입니다. 자주 민주 평등 평화통일의 꿈을 현실로 만들 방법은 진보정치의 단결 밖에 없습니다.
잎이 떨어져 거름이 되어야 나무가 겨울을 이기고 봄을 맞습니다. 자주 민주 통일의 나무, 진보의 나무를 키워내는 거름의 자리에 진보당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언제 어느 자리에서든 당원 여러분과 함께 있겠다는 인생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