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1년 11월 14일(일) 오전 10시 □ 장소 : 거제 대우조선소 정문 앞 천막
■ 이재명 대통령 후보
우리 거제 지역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 산업 종사자 여러분, 조선 산업에 기대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지역주민 여러분, 지금 합병 문제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매우 힘들어하시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장에는 가지마라, 피하라’라고 하는 것이 정치계의 기본적인 좋지 않은 전통이라고 할까 그렇습니다. 명확한 답이 없는 곳은 피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이해관계가 충돌해도, 사람이 만든 문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람들의 지혜로, 양보로, 타협으로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경기도정을 하면서도 결코 불가능해 보였던 수억 또는 수십억의 권리금이 걸린 불법계곡시설물을 철거하는 문제도 많은 시간을 투여하고, 충분히 논의하고 대안들을 만들어내서 흔쾌히 스스로 철거하는 그런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문제는 단순히 지역문제, 특정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구조 조정과도 관련이 있고, 국제 관계에서 기업결합 심사와 같은 그런 한계도 있습니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여러분이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아주 오래된 논제인데, 조선 산업이 경기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업종입니다. 특히 경기 개선이 되더라도 선박수주가 상당히 많이 된다고 하지만, 설계에만 일 년이 걸리고, 본격적으로 업황이 호전되는 대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책결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 당시에 우리가 합병을 결정할 상황하고, 지금 합병이 최종적으로 정리되는 단계의 상황이 또 바뀌었습니다. 두 가지 면이 있는데, 변화된 상황에 맞춰서 변화된 의사결정을 해야 될 필요도 있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책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면 일관성의 문제가 생겨 차후 정책 결정의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로써는 아직 이점에 대해서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렵고, 어떤 획일적 결정 또는 판단을 하기에도 부족하고 아직 섣부르다고 보기 때문에 일단 여러분의 의견을 오늘 최대한 많이 들어보도록 할 것입니다.
오늘 주로는 노동자 측, 또는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말씀을 하실 것 같고, 다음에는 사측 입장도 들어보고, 여러 의원님들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정부 입장도 취합을 해서 저희가 나름의 판단과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최적의 결론을 만들어내긴 하겠지만,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이것이 특정인 혹은 특정 소수만 이익을 보고 다수는 배제되고 피해를 입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업이란, 또 하나의 산업이란 돈을 투자한 사람만 이해관계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 참여했던 노동자들도 있는 것이고, 자금을 투자했던 투자자도 있는 것이고, 그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입니다. 일종의 결합체제, 복합적인 조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최대한 조정하고 지역사회에도 피해가 없이 또는 혜택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도 배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길을 찾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답이 없는 답답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여러분의 의견이나 문제에 대한 제기,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