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어긋난 ‘지역화폐’의 과감한 수술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핀셋 지원이 절실...
보도일
2022. 1. 15.
구분
정당
기관명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들여 지역화폐를 활성화한 일을 지금도 큰 공적으로 내세운다. 지역화폐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3000억 원어치 발행됐다. 코로나 이후 발행액이 일시적으로 약 20조까지 늘어났는데 정부는 올해 이를 6조 원으로 줄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을 당초 정부안인 6조 원에서 5배 늘어난 30조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예산심의 시작부터 코로나로 인해 생존이라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는 피해 소상공인과 국민의 절규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고 외면한 채 오로지 이 후보의 선거지원금 증액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지역화폐의 당초 취지는 낙후한 지역 상권을 돕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성격이 변질했다. 여당은 지역화폐를 늘린 대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양보했다고 주장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더 큰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게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이 옳다는 국민적 공감대 아래 보류됐지만, 지역화폐는 다르다. 10% 할인(정부가 세금으로 지원)된 금액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는 분배의 기준조차 없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정도에서만 쓸 수 없을 뿐 가맹된 골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피해보상금을 지급할 때는 코로나 전에 비해 매출이 줄었음을 까다롭게 증명하도록 하는 것에 비하면, 지역화폐는 기준 없이 뿌려진다. 이러한 분배의 문제뿐만 아니라 운영사 선정을 둘러싼 잡음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경기도가 2019년 1월 경기지역화폐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운영대행사로 선정돼 3년간 업무를 담당한 코나아이는 올해 다시 지역화폐 운영대행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앞으로 3년 더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사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이 9000억 원에 이르는 지역화폐에 대한 정부 보조금 중 소비자 후생으로 이전되지 않는 순손실은 46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화폐 발행 시 액면가의 2%에 이르는 인쇄비와 금융수수료가 들어간다는 점을 들며 연간 1800억 원 규모의 부대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작년 한 해 순손실이 총 2260억 원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비판 보고서가 나오자 지역화폐를 주장한 이재명은 본인의 SNS를 통해,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며 한국조세연구원에 대한 엄중 문책을 주문했다.
비효율성, 분배의 문제에 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 예산을 30조 원으로 확대한 이유가 무엇인가. 대선 전 포퓰리즘인가. 코로나 팬데믹 앞에서 “생존”을 외치는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정녕 모르는 것인가. 지역화폐에 대해 누군가는 물어야 할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