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군대 내 성폭력,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나서야 합니다≫
군대 내 성폭력으로 또 한 명의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재작년에도 한 해군 중사가 성추행을 입고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이번에도 해군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고 이예람 중사의 죽음 이후 성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국방부, 군대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던 여성가족부는 이에 대해 입장 하나 내지 않고 있습니다. 조속하게 관계부처가 해당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고 엄중하고 투명한 진상규명을 시작해야 합니다.
군대 내 성폭력의 경우 군대 조직의 위계적 권위주의와 폐쇄주의로 인해 성폭력의 수사, 재판 과정에서의 부실수사가 항상 논란이 되었습니다. 군이 반복했던 셀프수사의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폭넓은 진단과 대책마련이 필요합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으로서 권인숙 여가위원장님과 여야 간사 위원분들께 요청드립니다. 1월 중에 신속하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서 군대 내 성범죄 현황 및 대책 마련 현안질의를 진행해주십시오. 국회가 발 빠르게 나서서 이번 사건이 은폐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군대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 마련했던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이번 해군의 성범죄 사건에서 또 조직적 은폐 및 2차 가해가 이루어지진 않았는지 낱낱히 밝혀야 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을 다해내야 합니다.
2021년 공군 성폭력 사건 당시 전주혜 위원께서도 군 조직 내 성범죄 실태와 관련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국방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참여하는 ‘합동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주혜 의원님이 말씀하셨듯 폐쇄적이고 낡은 병영문화의 악습에 희생당하는 이가 없도록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군대 내 성폭력 악순환을 끊어내는 일에, 여야 이견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나라를 위해 일했던 피해자가 죽기 전까지 자신이 겪은 피해에 대해선 국가의 도움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는 점이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삶을 등지기 전까지 외롭고 고통스러웠을 피해 군인의 명복을 빌며 군대 내 성폭력의 악순환,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끊어내겠습니다.
2023년 1월 2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