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3년 1월 26일(목) 오후 8시 10분
□ 장소 :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
■ 이재명 당대표
제가 처음 들어올 때 계시던 만큼, 한 분도 안 가시고 계셔서 이 강당이 꽉 찬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함께 해주시고 같은 목소리로 같은 공간에서 함께 소리 지르고 우리의 미래를 꿈꿀 수 있어서 힘이 납니다.
제가 이 말씀 드리는 이유는 다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할 때가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목숨을 바쳐서 피 흘려서 만들어왔던 민주주의가 완전히 훼손되고 과거로 시대가 되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주어진 정보에 의해서 판단하는데, 정보가 왜곡되니까 오해가 발생하고, 오해가 발생하니까 주권자의 판단이 왜곡됩니다. 잘못된 결정이 이루어지고 결국은 발등을 스스로 찍는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이것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스스로가 필요한 정보를 이웃에 알리는 것입니다.
5.18 민주화 운동 때 사실 전북대 이세종 열사가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전북 전주는 너무 잘 알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잘 몰라요. 오늘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 5.18 민주화 운동 첫 희생자가 전북 전주의 전북대 학생 이세종이었다, 이것을 기억해주십시오.
여러분, 사실 우리가 군사독재정권과 이승만 정권, 또 그 이후에 전두환, 노태우 독재정권들을 겪어왔지 않습니까? 우리가 맡긴 권력, 우리가 낸 세금이 우리를 위해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에 총알을 박고 우리 이웃 등에 철심 박은 쇠몽둥이를 내리치던 그러한 세월을 우리가 이겨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만들어온 국민이 주인인 나라였는데 이제 국민이 아니라 검사가 주인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슬프지만, 그러나 엄혹한 현실을 우리가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국민의 힘을 키우고 국민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사람들은 주어진 정보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정보가 왜곡되면 판단이 왜곡됩니다. 이제 다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이웃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우리의 진정한 생각들을 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모든 정보들이 왜곡되고 숨겨지고 진실이 어둠 속에 갇혀 있을 때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 밤새워서 철필로 등사판 긁어서 유인물 찍고 가슴 속에 수십 장 숨긴 다음에 이것 몇 장 동네 사람들한테 알린다고 뿌렸다가 일 년씩 감옥 살고 그랬지 않습니까? 그때 왜 그런 것을 했겠습니까?
저도 사실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 괴뢰군하고 손잡고, 폭도들이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진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저도 제 입으로 그 이야기를 했던 참혹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학을 가서 어떤 친구가 철조망 감긴 교내 나무를 막 피흘리며 기어 올라가더니 유인물을 뿌리다가 경찰들이 쫓아가서 올라가서 잡고 이런 것을 봤어요. 내용을 봤더니 광주가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저는 안믿었죠. ‘아 또 빨갱이들이 우리 속이려고 이러는구나. 쟤도 운동권, 빨갱이지’
그런데 그 다음에 도서관에서도 누가 갑자기 밧줄 타고 내려오더니 유인물 뿌리고 경찰에 잡혀가고, 내용 보니까 또 다른 내용이지만 같은 내용이었던 것이죠. ‘이것 진짜인가?’ 그러다 또 다른 기회에 밤에 몰래 붙여놓은 대자보 사진전 하다가, 화염병 던지고 싸우다가 뒤에서 주워본 유인물들 보고 ‘이것 진짜인지도 모르겠는데?’ 이것이 또 반복되다가 어느 날 제가 알게 됐죠. ‘아 내가 속았구나’ 그래서 제 인생이 바뀌어서 지금의 이 길까지 왔지만 사실 결국 그러한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나마 세계적인 경제강국 소리도 듣고 민주주의가 발전한 모범적인 나라가 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깨지고 있죠. 이제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으니 우리의 마음도, 생각도 그렇게 바꿔가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언론이다, 우리 각자가 진짜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서 행동해야 대접받을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제가 좋아하는 김대중 선생의 말씀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담벼락에 대고 고함이라도 질러라. 왜 고함만 지릅니까? 지금은 손가락을 쓰면 되는데. 엄지손가락을 쓰면 되잖아요, 그렇죠? 작은 실천들, 내가 해봐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하지만 결국 이 작은 실천, 노력들이 모여서 역사를 만드는 것이죠. 물방울이 모여서 강물이 되는 것처럼.
여기 모이신 전북의, 또는 전국에서 오신 우리의 동지들 다시 행동하고 다시 싸우면 다시 희망 있는 미래, 더 나은 내일이 보장되는,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 만들 수 있다. 맞습니까, 여러분? 저는 국가라고 하는 것이 왜 존재하나를 언제나 고민합니다. 생각해보죠. 국가는 국민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따로 살면서 투쟁하는 것보다는 모여서 질서를 유지하고 서로 의지해서 사는 것이 더 나으니까 공동체를 만든 것이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세금도 내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권력의 일부를 떼어서 국가권력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서 우리가 거기에 복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가권력은 언제나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 나라의 주인들을 위해서 공정하게, 정의롭게, 제대로 쓰여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죠. 머슴의 지위를 이용해서 주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대리인들인데, 고용된 일꾼들인데 자기들이 마치 지배자인 것으로 착각하고, 정치를 하라고 했더니 통치를 하고 지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 여러분들, 정말로 힘들지 않습니까? 여러분, 여러분 주변 사람들, 아니면 어느 날 대출금 받아서 집을 샀든지 가게를 얻든지 했는데 이자 한 달에 50만 원 내던 것이 갑자기 120만 원으로 올랐어요. 그렇다고 수입이 늘어났냐? 수입은 또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물가는 또 왕창 올라서 똑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더 줄어들었어요. 실질소득은 줄어들었지, 이자는 올랐지, 일자리는 없지, 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입니까? 거기다가 조금 정부가 지원이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정부는 3천억 이상 세금 내는 초대기업들 세금 깎아주자고 난리고, 서민에 대한 지원 예산은 정부 재정 부족하다고 팍팍 깎아버리고, 난방비 지원도 줄이고 공공일자리도 줄이고, 이러니 어떻게 살자는 것입니까?
정부가 이럴 때 필요하지 않습니까. 세상 좋고 아무 부족한 것 없을 때 국가가 필요합니까. 진짜 국가가 필요할 때는 이럴 때죠.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게 실질적인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의지할 수 있는 용기라도 줘야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어떻게 합니까?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방임합니다. 진짜 자유는 공정한 환경에서 오죠. 억강부약해야 진짜 자유로워집니다. 그런데 강자의 횡포를 허용하는 자유가 이것이 자유입니까?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시장이 알아서 한다, 이것이 정부의 역할입니까? 공정한 시장이 형성되도록, 공정한 질서가 유지되도록 조정하는 것이, 그렇게 하라고 국민들이 권한을 맡겨놓은 것이 바로 국가이고 정부 아니겠습니까.
지금 그런 정부 역할을 정부가 잘합니까?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의 다음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다 예측하지 않습니까. 전북 먹고 살기 어렵죠. 좀전에 가봤더니 축산농가도 어렵고 농가들도 어렵고 다 어렵다는데 인구는 점점 줄고 보고대회에서 청년이 말씀하신 것처럼 ‘여기는 먹을 것이 없고 서울로 가니 둥지가 없다’고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계속 몰리지 않습니까? 안 몰리게 하는 방법이 있죠.
저는 그 방법이 사실은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전북, 광주, 전남을 재생에너지의 보고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많습니까? 풍력, 태양. 제가 말씀드리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아서 아무 곳에서나 에너지 생산해서 자기가 필요한 만큼 쓰고 남은 것은 팔 수 있게 해주면 왜 떠나겠습니까? 여러분, 신안은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하지 않아요? 태양광 발전해서 그중에 사업 지분을 일부 주민들한테 줘서 그곳에서 생기는 수입으로 동네 주민들한테 배당을 하니까 그 배당금 때문에 이사를 너무 많이 들어와서 지금은 30대는 오면 바로 주고 40대는 오면 1년 있다가 주고 그 이상은 3년 있다가 주고, 뭐 이런다는 것이에요.
왜 다른 데는 못하겠습니까? 정부가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되죠. 유럽, 미국. 대대적으로 투자하지 않습니까. 제가 얼핏 기사에서 봤는데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설투자가 늘어나는 것이 원자력 발전소 18개 분량만큼 늘어난다고 합니다. 다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몇 년 안에 이러한 상황이 닥쳐요. 재생에너지로 생산되지 않는 화석연료로 생산한 제품은 사지 않는다. 들어보셨어요? 여러분은 다 아시는데, RE100. 재생에너지 100%. 전세계가 이렇게 전환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거꾸로 가고 있죠. 재생에너지 비율을 줄였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삼성전자 1개가 쓰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라 몇 년 있으면 재생에너지가 없어서 국내에서 생산한 것은 수출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대형 수출 대기업, 제조업들이 해외로 다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할 것입니까? 이 어려운 시기가 바로 투자할 때에요. 겨울에 여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죠. 위기일 때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지금 어렵구나, 내가 고통을 감수해야지’라고 마음먹은 이때가 산업 체제를 재편하고 구조개혁을 할 때입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달리기는 하는데 15년이 되어서 잔챙이밖에 안 달려요. 근데 베어버리면 몇 년 동안 수확이 없지 않습니까. 그때 농부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합니다. 어차피 흉년 왔는데 지금 베어버리고 새로 사과나무를 심어서 2, 3년 참은 다음에 새로 시작하자, 더 나은 품종의, 더 많이 생산하는 새로운 사과나무를 심자, 이런 농부가 있는 반면에, ‘지금 안그래도 어려운데 지금 가뭄이니까. 뭐 어떠냐. 요만한 것이 달려도 계속 견디자’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망하는 것이죠. 지금이 바로 미래를 준비할 때인데 이렇게 경제를 어려운데도 지금 하는 일이 저는 이해가 되지가 않습니다.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이럴 때 저는 정부가 결단하고 투자하고, 힘든 국민들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까, 여러분? 그래서 우리가 힘을 내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국가 안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제가 며칠 전에 전방에 소형 비행체를 감지할 수 있는 레이더 기지를 갔다 왔습니다. 무인기 서울 왔다 갔잖아요. 빙 돌아서 유유히 왔다가 되돌아갔는데, 그것을 최초에 발견한 레이더 기지의 군인들을 보고 왔습니다. 그 친구들은 정말로 열심히 근무하더군요. 지금도 군기 바짝 들어서 계속 항적도 찾아보고 이러고 있습니다. 눈이 아프니까 2시간에 한 번씩 교대한대요. 그래서 찾아냈어요. ‘9시 몇 분에 비행체다, 무인기다’ 다 알려줬죠. 그런데 대통령이 보고받는 데에 2시간 넘게 걸렸대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그때 이미 되돌아갔어요. 그때 이 부대에서 보고 받은 것이 천천히 비행기보다 느리게, 거쳐거쳐서 보고가 된 것이죠. 이렇게 해서 나라가 지켜지겠습니까? 그런데도 남탓을 해요.
나라가 위기입니다. 위기 중에서도 가장 큰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죠. 민주주의 위기는 모든 위기의 근원입니다. 의사결정이 왜곡되고,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되고, 국가권력이 공적 영역에 제대로 쓰여지지 않고 사적 영역을 위해서 남용됩니다. 이러면 다 망하는 것이죠. 민주주의 위기가 지금 우리 현실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경제의 위기, 평화, 안보의 위기를 이겨내는 힘은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저보고 여러분들이 ‘힘내라’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저는 원래 힘이 넘쳐나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힘을 내주세요! 모두가 같이 힘을 냅시다! 새로운 미래 향해서 손잡고 의지하면서 함께 같이 갑시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어려움도 견뎌내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저는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가 선배 세대로서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아이 낳기 싫어하죠? 아이 낳기 싫은데 아이 낳으라면 낳습니까? 낳고 싶은 상황을 만들어야 낳겠지요. 저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의 핵심은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경제문제, 교육문제, 일자리문제, 양육문제, 보육문제 다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서 ‘나보다 내 다음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믿어져야 비로소 저출산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희망이 있는 나라,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데, 희망이 없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걱정되죠. 나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다 걱정됩니다. 불안해요. 걱정되지 않는 나라, 우리 만들어야 하겠죠? 어떤 나라 만들지 비전이 있어야되지 않습니까? 저는 그래서 우리가 꿈을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농경사회를 넘어서 산업사회로 왔고, 산업사회에서 복지국가로 왔죠. 그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저는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국가, 기본사회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소득도, 기본적 주거도, 기본적 교육도, 기본적인 에너지도, 기본적인 금융도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그러한 기본사회, 한번 꿈꿔볼 만하지 않습니까. 당장 내일은 안 될지라도, 5년, 10년 후까지는 못할지라도, 20, 30년 후에는 최소한 더 희망 있는 사회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최소한 이 나라에 태어나면 먹고 사는 것은 보장된다, 최소한의 일자리는 보장된다, 왜 노인들한테만 공공일자리합니까? 젊은 청년들은 원하면 1년에 최소한 100일 정도는 일할 수 있는 자리 만들어주면 안 됩니까?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그러한 세상 함께 만들어보면 좋겠고요. 민주당이 해나가야겠다, 여기 계신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만들어 가자, 그들이 안 하면 우리 스스로 해나가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힘내라고 자꾸 응원하시는 것이죠? 여러분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가 힘이 납니다. 혹독한 환경을 맞이했지만,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 열심히 함께 싸워서 반드시 돌파하고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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