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공매도가 급증하며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5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6,03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5월 5,785억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난 3월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증가로 인한 것입니다.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뜩이나 힘든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공매도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까지 더해진다면 국민들 생활이 더 어려워 질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그 차익을 남기는 거래기법입니다.
수익의 원리가 주가 하락을 전제로 하기에 의도적인 주가하락을 유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공매도 시장이 거대한 자본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전체 규모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해외 주식시장과 달리 개인투자자가 중심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 (25일)까지 전체 주식 매수량의 77%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사들였습니다.
반면 동일기간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7%에 불과합니다.
개인투자자가 떠받치고 있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지만 공매도로 인한 이익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만 가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공매도 거래가 33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끼쳤습니다.
당시에 금융당국 또한 5년 동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공매도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인정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요동친 이후로도 공매도를 금지했고, 2021년 5월부터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잇따라 공매도 재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주식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현행 공매도 제도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우리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금융당국의 공매도에 대한 문제의식은 안이하기 그지없습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인식은 우리나라 정부가 외국인 공매도 세력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잘못된 시그널로 작용할 우려가 대단히 큰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제도입니다.
거대 자본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입는 국민들의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공매도 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23년 5월 1일
국회의원 조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