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요구가 거대 양당의 야합으로 처참하게 유린된 것을 우리는 눈앞에 보고 있습니다. 기소권도 수사권도 아무 것도 없이는 진상규명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데도 세월호 가족들마저 완전히 배제한 채 벌인 일입니다.
거대 야당의 무기력증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색깔론과 종북공세가 오늘의 이 정치 현실을 만들어 냈습니다. 내란음모조작으로 진보정치와 양심세력을 고립시키고 나니, 제1야당은 박근혜 정권이 손쉽게 길들일 수 있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
오늘 우리가 이 행진을 통해서 시민 여러분께 알린 내란음모 조작사건은 이석기 의원을 가두고 진보당을 해산시키는데서 끝나는 사건이 결코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저항을 잠재우고 진보세력과 민주세력을 갈가리 찢어놓고 정권의 입맛대로 길들이는데 단초가 된 사건입니다.
누구도 감히 나서지 않던 암흑 같던 때에 다시 돌아온 어둠의 시대를 뚫는 용기로 진실을 밝히고 진보 민주 세력의 단합을 만들어내는데 애써 오신 종교인들을 비롯한 시민사회와 각계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프란체스코 교황님과 4대 종단 지도자들께서 구속자 가족들의 호소에 따뜻하게 손잡아주신 것이 큰 힘이 됩니다. 세계 각국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서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이 일은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구속자들을 변호하고 진보당을 방어하는데 그치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국민 여러분께 더 큰 관심과 더 큰 격려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누구든 자유로이 말할 수 있는 세상, 토론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 각자의 정치적 기본권과 양심의 자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 내란음모 조작사건에 대해서 무죄판결을 받아내야 합니다.
이제 그 어떤 세력도 낡은 분단체제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억누를 수 없도록 이 역사적 싸움에서 이길 것입니다. 더 이상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이 색깔론 종북 공세로 재집권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정권연장을 기도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 싸움을 승리로 만들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민주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8월 11일 무죄석방을 위해서 한 번 더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더욱 겸허하고 넓은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