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대표는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90분가량 국회 본청 앞의 세월호 가족 농성장을 방문해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방문에는 당 세월호 대책위원장 이상규 의원과 가족지원단장 김미희 의원이 함께 했다.
현재 국회 본청 농성장에는 100여명의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긴 시간 농성장에 머무르며 가족들의 말씀을 최대한 경청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족들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관련 야합에 대해 분노하며, 새정치민주연합과 박영선 원내대표에 대한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출입을 막고 화장실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데 대해 원통한 마음을 토로했다.
특히 교섭단체 간 합의 사항은 유가족이 원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례입학도 보상금도 유가족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며,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법으로는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13일에 양당 간 야합 사항이 처리되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거듭 유가족들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말씀을 전했다. 힘이 약해서 빨리 유가족들이 원하시는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계속 가슴아프게 해드려서 죄송하고, 야합된 법이 그대로 처리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주요한 말씀은 다음과 같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왜 그렇게 합의했는지 모르겠다. 총선 2년밖에 안 남았는데 세월호는 끝까지 함께 가져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는데, 그것도 못 참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한다는 것인가. 농성도 함께 해주고 손도 잡아주고 우리 마음 알아준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러니까 너무도 어이없다. 새누리 새정치 교섭단체 간 합의로는 진상규명 못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가 그런 것 만들려고 이렇게 해 온 것 아니다. ”
“왜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냐. 우리 아이들이 살아있을 때 구해줬으면, 우리가 이렇게 하겠느냐. 죽을 때까지 배만 쳐다보고 있었던 것 아니냐.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꾸 교통사고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경찰과 구급대가 안 구해주고 쳐다만 보고 있었던 것도 잘못 아닌가. 어제 오늘 우리 못 들어오게 수백명이 떼거리로 몰려온 것처럼 우리 아이들을 구하러 왔으면 안 죽었을 것 아닌가.”
“국회의장이 보낸 편지를 보니까, 국회는 이러는 장소가 아니라고 하더라. 여기서 앉아있는다고 우리한테 집시법 위반, 주거침입죄라고 하더라. 차라리 우릴 다 잡아가라. 고립시켜라. 나도 세금 꼬박꼬박 낸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국회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냐. 엄마들이 담 넘고 왜 이래야 하냐. 단지 내 아들이 세월호 탔다는 이유로 나는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고, 사람취급도 못 받는 것인가. 저 사람들이 화장실도 못 가게 한다. 우린 절대로 안 나간다. 진실규명 해줄 때까지 끝까지 버틸 것이다. ”
“내가 이 손으로 박영선 원내대표 손 잡고 파이팅하라고 해줬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한테 이러냐. 우리를 배신한거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게 아니라 뒤통수 찍힌 심정이다. 새누리당에 무슨 약점 잡힌 것 아닌가. 두 당 간에 야합한 것 바꿀 수 있을까. 바꿀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우리가 무슨 일이라도 해서 합의 파기 하게 할 것이다. ”
“ 우리는 대학 특례입학 이런 것 관심 없다. 우리 아이들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 진실 밝히기만을 원한다. 자꾸 새누리당에서 돈 이야기 하고 그런데, 우리 돈 필요 없다. 지난 50년동안 그 돈 없이도 잘 살았다.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얼마나 감추고 싶은 게 많으면 진실 규명을 막는 것이냐. 국회의원들이 진실 밝히면 자기들이 위험할 것 같으니까 진실을 숨기고 우리한테 모르는 척 살아가라는 것 아닌가. 어떻게 이러냐. ”
“대표님이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게 도와달라. 죽음의 이유라도 알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다. 우리는 이때까지 국가에서 하란 데로 하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에 진심으로 싹 바뀌었으면 좋겠다. 박 대통령이 말한 ‘국가대개조’ 가 이런게 아니겠나. 통합진보당이 우리와 함께 단식도 해주고, 농성도 하는 것 알고 있다. 고생하는 것 알고 있지만 제발 힘 내달라. 새누리, 새민련 합의 파기 하게 해 달라.”
“ 우리는 희망이 없다. 무슨 희망 가지고 살겠는가. 아들하나 딸 하나씩 그거 의지하고 여태 살았다. 이제 다 키워놨더니 이렇게 되었다. 우리 애들이 저 하늘에서 얼마나 억울하겠나. 날이 갈수도 희망이 없어진다. 살고 싶지도 않다. 분신 자살이라도 하면 해결되는 거냐. 진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 뿐이고, 새정치민주연합조차 저런데. 뭘 믿고 기대하겠냐. 국민들도 자꾸 잊어갈테고, 대통령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
“특별법 통과된다고 해서 바로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지 않냐. 이 길고 오랜 싸움을 해나갈 수 있을까 너무 힘들다. 우리 사회가 자기 일 아닌 것에 길게 신경쓰기 힘들지 않나. 언론통제도 이렇게 심각하고. 우린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하는데, 우리 마음 조금이라도 안다면, 진실을 밝혀줘야 한다. 4달이 다되는데 진도바다에서 애들도 못 찾고 기가 막힌다.”
“여야 합의한 것 파기하는 방법 무엇인지 알려달라. 박영선 대표가 사퇴하면 되는거냐. 증인채택 문제로 꼬투리 잡으면 파기되냐. 수사권, 기소권 없는데 조사위원 몇 명 더 넣는게 무슨 소용이냐 평범한 우리 머리로도 이해되는데, 좋은 머리로 왜 이해들을 못하냐. ”
이상규 의원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부디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당부했다.
“ 힘 내시라. 저희가 미력한 힘이나마 끝까지 함께 하겠다. 방법을 끝까지 찾아보겠다. 포기하시면 안 된다. 식사도 꼭 하시고 힘을 내시라”
이정희 대표는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어려울수록 당사자분들과 대화를 해서 풀어나가려고 하지 않고 대강 처리해버리는 것, 한국정치의 고질적 문제다. 과거 한나라당 민주당 시절부터 그랬다. 교섭단체 간 합의한 것 번복하는 일 거의 없다. 말 그대로 야합하고 강행처리 한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우리가 이런 진상규명 위원회 많이 만들어 봤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단식중인 유민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광화문 광장에서 이렇게 앉은게 우리 세월호 가족들이 처음이라고 하셨다. 가족 분들이 이렇게 계시니 이번에말로 야합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국민들이 만든 국회인데 국민을 막는 상황이다. 이렇게 엄마들을 서럽게 하다니, 너무 죄송하다. 이게 대한민국 국회 현실이다. 뽑아놓으니까 자리보전에만 연연한다. 힘이 모자라서 이 현실 바꾸지 못해서 너무나도 죄송하다. 상황을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힘든 생각하시게 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
“상상할 수 없는 참극이 벌어졌다. 부모들이 다 자식하나 바라보고 의지해서 사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래도 꼭 건강 잘 챙기시고 살아야 한다. 희망을 버리시면 안 된다. 부모님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고비고비 넘으셔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저희가 무엇이든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하실 수 있다. 저희 의원단이 항상 곁에 있을테니 언제라도 말씀하시라. 죄송하다. ”
방문을 마치고 이정희 대표는 다음과 같이 부모님들을 만나 뵌 결과에 대해 말했다.
“말로 다 하기 어려운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들었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새누리, 새정치 양 당 간 합의 이후에 가족들의 충격이 더 커지신 것 같습니다. 국회가, 정부가, 사회가 우리를 버렸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말씀들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특히 이 국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 자기들 살려고 진실 규명을 안 하는 것 아니냐고, 이 사건을 둘러싼 현재 상황을 정확히 본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감히 정치인들이 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이야기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분들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한 법안을 만들어 드리지 않고 이제 잊으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유가족들의 유일한 바람이자 절실한 요구입니다.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십시오. 돈도 다른 어떤 것도 이분들이 바라시는 게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억울하게 죽음 당한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