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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색테러까지 일으킨 ‘일베’, 그냥 둘 건가

    • 보도일
      2014. 12. 11.
    • 구분
      국회의원
    • 기관명
      최민희 국회의원
백색테러까지 일으킨 ‘일베’, 그냥 둘 건가

우려 하던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12월 10일 재미동포 신은미씨의 토크콘서트에 사제폭발물이 투척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던 원광대 이 모 교수와 진행요원 등 2명이 화상을 입고 또 다른 참석자들은 폭발물이 터지면서 발생한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제폭발물을 투척한 사람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청소년으로, 평소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심취해 있던 것으로 드러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청소년은 사건을 저지르기 전 일베에 “신은미 콘서트 테러할 생각인데”라는 제목의 예고글을 올리고 ‘황산’ 등 인화물질이 있다며 “조언 좀(달라)”고 일베 회원들에게 요청했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네오아니메)에도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 “봉길센세의 마음으로” 등 여러 건의 예고글까지 올렸다.

그는 전날 각종 인화물질을 모아서 찍은 사진과 함께 “집근처에 신은미 종북콘서트 여는데 신은미 폭사 당했다고 들리면 난줄 알아라”라고 적었다. 신은미씨의 토크콘서트를 두고 종편 등 보수언론들이 ‘종북콘서트’라며 마녀사냥을 하는 가운데 이른바 ‘종북척결’을 자신의 ‘인생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며, 사제폭발물을 투척한 자신의 행위를 독립투사 윤봉길 의사의 의거에 빗대기까지 한 것이다. 실제 이 청소년은 사제폭발물을 철제도시락에 담아 투척하는 등 윤봉길 의사를 흉내내기도 했고,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동안 행사장 안팎의 사진을 찍어 올리는가하면 폭발물을 투척하기 직전에는 “빼갈 한 병 마시고 벼르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테러’ 행위이자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과시하려는 철없는 한 청소년의 행동이 해방공간에서나 벌어지던 백색테러를 재현시킨 것이다. 대체 누가 이 청소년을 이렇게까지 만들었단 말인가.

※사진: 첨부파일 참조

우리는 일베의 반사회적이며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이 이번 ‘백색테러’로까지 이어졌다고 판단한다. 평소에도 이 청소년이 일베에 심취해있어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번 행동이 일베 활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스스럼없이 일베에 예고글까지 올리고 회원들의 ‘조언’을 구한 것 또한 자신의 행위를 일베 회원들로부터 인정받으려 했던 일베 특유의 ‘인증문화’ 그대로다. 경찰서에 연행되어 수갑을 찬 모습까지 사진을 찍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행위에서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 청소년을 영웅으로 미화하는 일베의 반응이다. 일베 회원들은 그를 윤봉길 의사에 빗대 ‘의사(義士)’라거나 ‘열사’라고 부르며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을뿐 ‘백색테러’ 범죄행위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베 회원들은 그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찍힌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익산 대첩”, “1210 익산민주화운동” 등의 표현으로 이 청소년의 행위을 ‘찬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청소년은 오히려 ‘일베로 인한 피해자’다. 한창 사회에 대한 인식을 배워가고 성숙해져야 할 시기에, 일베로 인해 극단적인 사고를 갖게 됐을뿐 아니라 행동으로까지 이르게 된 것은 일베의 폐해가 한 청소년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도 이 청소년과 같은 수많은 피해자가 일베로 인해 양산되고 있다. 따라서 경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건을 일으킨 청소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되, 이 청소년 역시 일베로 인한 피해자임을 인식하고 차분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정감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에서 일베의 유해성을 지적해왔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게는 “일베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방심위는 자체 규정을 들먹이며 계속 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번 테러 사건으로 일베가 얼마나 청소년에게 반사회성과 폭력성을 갖게 하는지 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백색테러는 일베를 방치한 방심위와 여성가족부 등의 책임도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충격적인 이번 테러 사태는 ‘일베’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일베조차도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까지만 요구해왔으나, 이번 사태를 보며 이 정도의 대책으로는 일베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적 적개심 조장과 실제 테러까지도 서슴지 않는 일베 사이트에 대해서는 폐쇄까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방심위는 즉각 일베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