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틀간의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거부와 모호한 상황논리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혹들을 회피했다. 인사청문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황 후보자의 변명은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조롱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면로비, 전관예우, 병역 회피의혹 등 황교안 후보자에게 따라붙은 많은 의혹 가운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해명된 것이 없다.
오늘 최고위원회에서는 제기된 많은 의혹들의 엄중성에 비추어볼 때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황 후보자가 과연 국정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검토했다. 특히 후보자가 제출한 이른바 '19금 수임' 가운데 사면 관련 자문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 사면 절차에 관해 변호사의 자문이 필요한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특별사면과 관련해 사실상 청탁을 벌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할 수밖에 없다.
황 후보자가 직접 자문 의뢰인이 누군지를 당당하게 밝히고, 위법 사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않는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다.
법 지식을 변명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이 부정부패를 척결할 적임자라고 하는 대통령의 판단에 도무지 공감하기 어렵다. 집권 후반기를 향해가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법으로 억누르기 위해서 황교안 후보자를 내세웠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국 황교안 후보자는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안통치를 위해서 내세운 공안총리 후보자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공안총리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
■ 한 달간 은행 가계대출 10조 증가, 얼마나 더 빚을 늘이려고 하나?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4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이 765조2천억원으로 4월 한 달 새 10조1천억원이 늘어났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최고’니 ‘역대최고’니 하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가계부채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대응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금융위원회는 7월말 일몰 시한이 다가온 주택담보대출 LTV·DTI 규제 완화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겠다고 한다. 가계부채 증가가 우려를 넘어서 공포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가계부채 폭증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LTV·DTI 규제완화 정책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LTV·DTI 규제완화 정책은 주택시장 정상화나 소비 진작 등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금융당국은 LTV·DTI 규제완화가 가계부채 연착륙 조치라는 황당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무책임과 몰염치의 극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우리경제의 미래를 저당 잡아 투기를 벌이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는 이제라도 초이노믹스로 대변되는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시급히 정책기조를 전환해서 가계부채 문제 해소에 나서야 한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내일 11일 금통위 직후 1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에서 할 예정이다.
■ 아베 총리는 역대 정권 담화에서 후퇴하지 말고 과거사 사죄하고 반성해야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와 고노 전 관방장관이 어제 아베 총리에게 역대 정권의 담화를 계승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침략·식민지배는 사실”이라고 강조했고, 고노 전 장관은 “생존자들에게 속죄의 마음을 보여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지식인 281명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촉구한 데 이어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담화의 주역들이 나서서 아베 총리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지적하고, 잘못된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아베 총리는 ‘역대 정권의 담화에서 후퇴하지 말라’는 두 원로 정치인의 지적을 귀담아 듣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국의 지식인들조차 인정하지 않는 삐뚤어진 역사인식을 내려놓고,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 대해서 분명하게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
아베 총리의 분명한 사죄와 반성을 통해서 우리 국민과 전 세계가 일본의 양심과 지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
■ 6.10 민주항쟁 28주년을 맞으며
오늘은 6월 민주항쟁 28주년을 맞는 날이다. 28년 전 오늘, 이 나라 민주주의의 역사가 새로 시작됐다.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라는 깃발을 들고 온 나라, 온 국민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만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 날의 함성과 감격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며 민주화의 길에서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민주열사들을 추모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오늘, 독재의 시대를 무너뜨리고 민주의 시대를 열었던 그 힘은 다름 아닌 국민의 힘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민주주의와 민생이 무너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오늘의 시련을 극복할 힘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민과 함께 혁신과 개혁의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6월 항쟁, 그 자랑스러운 역사가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민주주의와 민생, 인권과 평화의 길을 반드시 열어낼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