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등원 이후 줄기차게 정치 개혁과 국회 쇄신을 부르짖어 온 황주홍 의원(민주통합당, 전남 장흥·강진·영암)이 세계 최고 명문대인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황주홍 의원은 현지시간 10월 26일(금)에 영국 캠브리지 대학 초청을 받아 강연할 예정이다. 이 강연은 캠브리지 대학의 동아시아학과(Department of East Asian Studies)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매년 1명씩의 한국 정치인 또는 한국학 교수들을 초청해서 강연회를 열어오고 있다. 황 의원은 캠브리지 대학으로부터 항공료와 체류비 일체를 제공받아 영국을 찾는다.
황 의원의 강연 제목은 “한국 민주주의의 실천 과제(The Challenges in Democratic Experiment of South Korea)”이다. 민주화 이후 뽑힌 4명의 민선 대통령에 대한 분석과 그들의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가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설명한다. 더불어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중앙당 권력 약화와 비례대표제 폐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래야 자유로운 정치적 토론이 가능하게 되고 당론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 성별, 일자리 등을 둘러싼 사회적 분열과 갈등, 남북한의 권위주의적 유산이 한국 민주주의에 남긴 이념적 지형을 짚어본다.
이 강연 시리즈의 제1회 초청자는 2008년 라종일 전 주영대사였으며, 2009년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교수, 2010년 추미애 의원, 2011년에는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 등이 그 뒤를 이었고, 황주홍 의원은 5번째인 2012년의 강연자로 초청받은 것이다.
※ 아래에 황 의원 원고의 국문 요약본을 붙입니다.
별첨으로 영문 원고 전문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실천 과제
한국정치에서는 그동안 남북분단, 권위주의, 지역주의가 큰 힘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2002년 대선이 전환점이었다.
2002년 대선은 선거에서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약화되자 세대간 차이, 이념적 차이와 같은 다른 요소들이 한국정치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국의 정당 시스템은 지역적 기반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결구조로 진화하였다.
올 2012년 대선은 2002년 대선과 흡사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갑작스런 부상과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의 부상은 옛 정당 시스템이 새로운 사회 경제적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해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1987년 이후 25년간의 민주주의 실험 이후 형성된, 구태의연한 정당 시스템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불만은 무시하기 어렵다. 이것은 민주주의 그 자체의 존립 가능성 또는 작동에 대한 도전이다. 그래서 정치적 개혁론이 대두하고 있다. 정당과 정치의 개혁을 위한 첫 걸음으로 나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정도를 제안하려 한다.
첫째, 중앙집권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당내 공천과정을 프라이머리 제도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중앙당 구조의 공고화에 기여하고 있는 비례대표제의 폐지이며, 셋째는 지방의회에서의 정당 공천폐지이다.
또한 지금은 대통령제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시기이다. 나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대 의원내각제가 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내가 제안하는 정치개혁은 국가 차원에서 그리고 지방 차원에서 정치참여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정치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정치적 효율성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치 지도자의 운명을 유권자들의 손에 돌려줌으로써 정치 엘리트들은 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에 보다 잘 응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책임(democratic accountabilit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