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정우 의원은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포럼과 함께 ‘제주해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길정우 의원의 사회로 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 위원인 전북대학교 문화인류학과 함한희 교수의 발제에 이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선화 의원,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이재필 학예연구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귀배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 제주해녀인 홍경자 제주도 한림읍 한수리 어촌계장, 네 토론자의 발표로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는 제주해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해녀를 단순히 제주의 문화유산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중심의 해양 공동체 문화’로 각인시키고자 마련됐다.
공청회 사회를 맡은 길정우 의원은 “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는 과정일 뿐, 먼저 우리 스스로 제주해녀라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내고 보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아직 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도 조직되지 않은 우리 상황을 봤을 때,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러한 노력들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추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만들고, 제주도 차원에서 해야 할 일, 나라 전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해외에서 해야 할 일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청회에는 실제로 50여 년 동안 제주바다에서 해녀 일을 해온 홍경자 해녀가 참석해 제주도 1만 전·현직 해녀들을 대표해 해녀들의 삶에 대해 얘기했다. 홍경자 해녀는 “제주해녀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만일 제주해녀가 유네스코에 등재된다면 제주해녀들은 큰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므로 제주해녀가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발제에 나선 함한희 전북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해녀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과 이들의 나이가 고령화되고 있어서 보호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현대의 해녀들은 박물관 안에 있는 존재가 아니며, 이들이 지니고 있는 문화는 새로운 환경과 부단히 조우하면서 창조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선화 제주도의회 의원은 “제주해녀를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리스트 우선순위에 넣을 수 있도록 대내외 공감대 조성이 절실하지만 현재 제주도의 전략은 단순 정책에 그치고 있다”며, “상향식 문화 운동의 형태로 추진되는 일본 아마와 차별화하고, 제주해녀를 국가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도를 넘어 국가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학예연구관은 “우선 단독 등재 추진을 원칙으로, 제주해녀가 일본의 아마와 비교해 어떤 차별성과 우수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다음 등재 경쟁이 과열될 경우 유네스코 사무국의 조정에 대비해 공동등재 방안에 대해서도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현실적인 대응책을 언급했다.
김귀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은 “김장문화의 경우 한국인의 90% 이상이 직접 김장을 담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김장이 자발적으로 전승되고 있다는 점도 등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결국 무형문화유산에서 살아있는 문화란 그 유산이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전수되느냐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등재는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남경필, 이주영, 심재철, 김기현, 유승민, 장윤석, 진영 의원 등 국회의원 약 25명이 참석했고, 특히 제주도 출신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김재윤, 김우남 의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제주도에서는 박희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과 김선우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경제부지사, 해녀박물관 관계자와 제주도민회에서도 참석했다. 또, 일본 언론 및 관계자들도 참석해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