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다 보니 많은 지역구민을 만나고 있습니다. 여러 말들을 들었지만 “1등을 다퉈도 시원찮은데 2, 3등을 다투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야권 지지자분들의 말은 정말이지 저의 마음을 강하게 찔렀습니다.
야권의 지지자들은 절대 패배주의에 빠져 있지 않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수 정권의 경제 파탄과 독선에 대한 심판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열돼 있는 야권의 현실에 대해 회초리를 들고 있습니다.
야권의 정치인들은 야권 지지자들의 드높은 항변에 답을 해야 합니다. 빨리 1등을 다툴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이에 대한 답은 야권의 대통합일 수밖에 없습니다.
□ 다당 체제는 아직 시기 상조입니다
다당 체제는 그 자체로는 훌륭합니다. 양당 체제로는 수많은 계층의 복잡한 이해를 다 대변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또한 다당 체제는 활발한 연합을 통해 정치의 역동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의 정치 현실과 야권 지지자의 요구를 봤을 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 봅니다.
수구보수의 우위, 강력한 대통령제, 국회의원 총선거의 다수단순투표제, 지역 패권주의, 냉전 의식의 발호라는 대한민국의 엄혹한 정치 현실에서 3당, 4당의 다당 체제는 아직 시기 상조입니다. 야권의 지지자들은 이를 정권 교체의 포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야권의 지지자들은 개혁적 중도와 진보 세력이 하나의 당을 이루는 것이 총선과 대선 승리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 늦어도 3월 초까지는 합당의 방식이든, 제 3지대 방식이든 야권의 대통합신당을 이뤄내야 합니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마무리되고 2월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각 당에서 공천 과정이 진행됩니다. 3월부터는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진행될 것입니다. 각 당에서 후보가 확정되면 말이 쉽지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무척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야권의 총선 승리는 무망해질 것입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혼란과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야권대통합신당을 만들고 그 안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늦어도 3월 초까지는 합당의 방식이든, 제 3지대 방식이든 야권의 대통합신당을 이뤄내야 합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각 당의 지도부들은 대통합신당 구성을 위한 수임 기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게 이희호 여사의 바람 아닐까요? 대표직 사퇴의 결단을 내린 문재인 대표가 바라는 것도 이것 아니겠습니까? 김종인 선대위원장, 박영선 의원, 천정배 동지, 정동영 동지, 김한길 동지, 박주선 동지의 바람도 같을 것입니다. 거의 모든 야권의 원로와 지도자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도 결국 이에 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