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곳 테크노밸리를 택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산업의 중추를 이룰 수 있는 ICT에 대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최근 장안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을 흥미있게 봤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과연 구글이 만든 알파고를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해보면 “그게 어려운 일이냐.
우리도 우리 능력으로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는 아직 저런 것을 하려면 요원한 시기가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꾀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한다. 인력을 확보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이것을 추진하는 추진체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가리켜 흔히 IT강국이라고 얘기하는데 일반산업, 제조업산업의 경쟁력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 그런데 IT산업이 우리보다 미진한 독일의 제조업은 세계 어느 곳에 가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남이 개발한 기술이지만 그것을 자기 산업에 잘 접목해서 그와 같은 일이 가능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IT산업 동향을 보면, 이 정부 들어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ICT가 전부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분야에서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최근 이곳 판교에 ICT를 개발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들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ICT산업이 초기엔 굉장히 앞서간 듯 보이다 최근 점점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더군다나 최근 우리가 앞으로 10년 후에 먹거리를 무얼로 가져갈것인가, 지금까지 내려왔던 제조업, 장치산업을 갖고 한국이 살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제시스템을 만들 것이냐 냉정하게 판별해야 우리의 장래가 보장된다.
이웃 중국을 보면 우리보다 상당히 뒤쳐져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수준을 거의 다 따라왔고 어떤 분야에서는 굉장히 앞서간다. 중국은 작년에 끝난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진행되는 동안 R&G에 1조5천불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서 몇 분야가 크게 발전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그것이 이뤄졌을 때 대한민국의 산업이 중국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제가 몇 번 경고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최근 스마트폰, 전기자동차분야도 조금 지나면 우리보다 앞서갈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
그리고 금년부터 시작하는 중국의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들여다보면 아주 엄청난 놀라움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자랑하고 있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같은 것들이 2~3년 후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과연 지탱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쩌한가? 우리나라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어 모든 연구를 지원을 해서 효율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했다. 사실 공공부문 연구개발비는 GDP 대비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이다. 그런데 투입하는 것에 비해 아웃풋이 잘 안 나온다. 교수님들이 많이 참여해 연구개발에 종사하는데 몇 년 지나 보면 논문 한편 쓰고 연구결과가 종결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오늘 아침 외국잡지를 들여다보니 운전대 없는 자동차가 머지않아 시행된다고 한다. 최첨단을 걷고 있는 구글과 메르세데스 벤츠가 거기에 첨단산업을 걸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자동차산업은 그러면 어떻게 될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그런 환경이 조성되도록,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고 그 기술을 발판으로 창업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일 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그분들이 실제 일할 때 자본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아직 미흡하다. 우리가 남이 하는 것을 부러워하고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특히 정당들은 어떻게 보면 그런 분야의 전문가도 없고 그런 생각도 많이 안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종래의 사고를 버리고 현실적으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번영을 위해 무얼 할 것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려고 한다. 여기 계신 김병관 의장은 이 분야에 탁월한 지혜를 갖고 있고 창업과정에서 애로도 많이 겪어봤고 오늘날의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이 국회에 들어오면 이런 분야에서 어떻게 제도와 장치를 마련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제가 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정당으로 변모할지 간단히 말씀드렸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