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헌법학자에서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한 장관도 부족해 국회합의로 통과된 국회법개정안 폐기에 앞장서려는 정종섭 당선자는 이제라도 근신하면서 자신의 말과 글을 찬찬히 살피고 곱씹어야 한다.
정당선자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성이 크고 국가기능 자체가 와해될 수 있다”, "새로 도입한 현안조사 청문은 행정부, 사법부 기능을 억압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의회독재, 국회독재를 가져올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나 정당선자는 2005년 4월, 유사한 사안을 두고 열린 국회개혁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대통령제 정부 형태라도 국정운영 중심은 대통령에서 국회로 전환돼야한다", "24시간 모든 위원회에서 입법·인사·국정통제와 관련해 조사위원회와 청문회가 열려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009년 6월, 「대통령제를 폐기할 때다」라는 제목의 부산일보 시론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제를 ‘결과적으로 실패한 제도’라고 규정하면서 “대통령 1인의 판단에 따라 국민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5년 동안 마치 군주가 된 듯이 착각에 빠져 행동 한다”며 비판했다. 독재시대의 소산이라며 대통령제를 없애야 한다고 비판했던 헌법학자가 입장을 180도 바꿔 ‘국회독재’를 운운할 만큼 권력구조가 혁명적으로 달라졌는가. 오히려 이 정부 들어 대통령제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대목이 여전한데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국정을 조율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정 당선자는 국민의 손으로 뽑힌 선량(選良)이다. 부디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할 도리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하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