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꽃다운 청춘을 사지로 몰아넣은 구의역 참사는 효율을 빙자하여 사람과 안전을 뒷전으로 방치해 온 우리 사회의 낡은 관행과 목숨을 걸고 일할 것을 강요당하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고통이 참담하게 뒤엉킨 슬프고도 슬픈 사건입니다.
‘위험의 외주화’로 요약되는 이번 참사의 궁극적인 원인은 타인의 희생을 발판 삼아 기득권을 강화해 온 탐욕의 먹이사슬 구조와 이를 방치해 온 무책임한 행정에 있습니다.
지하철 1·2·3·4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의 하청회사 은성PSD는 정원의 72%인 90명을 서울메트로의 퇴직 임직원들로 채웠습니다. 이들에게 평균 422만원의 월급을 챙겨주는 사이 이들을 대신하여 현장에 투입된 사람은 월 급여 144만원을 받는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서울시가 유사 사건의 대책으로 마련했던 ‘2인 1조 작업’의 안전수칙은 서류로만 남았고 관리 감독은 실종됐습니다. 그 대신 난무한 것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시키지 않은 일을 했다’는 비겁한 책임 전가와 고인에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사건 발생 11일 만에 대 국민 사과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구의역 참사의 최종 책임자입니다. 지하철 안전예산을 2,395억 원에서 1,476억원으로 삭감하고 유지보수용 수선유지비와 시설유지관리 외주위탁비를 줄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정치적, 도의적으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메트로 임직원들의 낙하산 채용 관행인 메피아 문제에 대해 “몰랐다”는 답변으로 국민과 유가족을 아연실색케 하였습니다.
구의역 참사와 같은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3년 2호선 성수역, 2015년 2호선 강남역 등 해마다 반복되어온 사고인 것입니다.
그때마다 박원순 시장은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메피아 문제를 몰랐다”고 한다면 대체 그 동안 규명했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박원순 시장은 전문성도 없는 자신의 측근들을 서울메트로에 대거 포진 시켜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낙하산으로 내려보낸 인사들에게 밀려난 이들이 다시 하청업체의 임직원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바로 메피아 문제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메피아의 수장은 박원순 시장 자신”이라는 언론의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한 것이며, 바로 이 때문에 국민들은 “메피아 문제를 몰랐다”는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다시는 이번 구의역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해 구의역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메트로의 방만한 운영 실태와 부도덕하고 불공정한 하청관행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진행할 것입니다.
아울러,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 된 만큼 국정조사를 추진하여 지난해 12월 감사원이 내린 “스크린도어 점검 시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니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주의조치가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그리고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메피아의 구조적 먹이사슬 구조의 실체는 무엇인지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릴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올립니다.
2016. 6. 9. 국회의원 오신환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국회의원 추경호 (새누리당 일자리특위 부위원장) 국회의원 김성원 (새누리당 청년소통특위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