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사실상 재협상을 거부했다. 정말 오만한 대통령, 몰염치한 정부다.
위안부 문제 해결의 원칙과 기본을 저버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고 이면합의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분명하게 확인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청와대가 언급했듯 무려 24년이나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던 것, 그 핵심이 바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가 아니었는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다.
문제의 핵심을 가려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합의를 해놓고 이것을 수용하지 않으면 원점 회귀 운운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특히 합의 불수용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 할머니들의 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뻔뻔한 주장은 피눈물 속에 살아오신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정말 잔인하게 모욕하는 것이다.
일제가 짓밟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과 존엄,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것을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승적 견지에서 합의를 이해해달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대승적이라는 것인지 대통령의 치적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동안 대통령은 원칙을 강조해왔다. 합의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전에 이 합의의 원칙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먼저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돈 10억엔과 바꿀 수 있는 권한은 이 세상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는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사죄, 배상을 끝까지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 새누리당은 국민의 정당인가, 대통령의 정당인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그동안 어떤 합의보다 잘 된 합의라고 본다”고 정부를 두둔하고 나섰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외교적 결정까지 야당 대표의 허락을 받으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심지어 이번 합의가 “역사적 아픔을 달래는 의미 있는 외교적 결실”이며 “역대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한 가치 있는 외교적 성과”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눈 막고 귀 막는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 국민의 울분에 찬 성토와 피해 할머니들의 통곡이 새누리당에게만 들리지 않는다는 말인가. ! < span style="font-size: 11pt;">청와대 눈치만을 보며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에 줄지어 상찬을 보내는 모습이 지켜보기조차 부끄럽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정대협이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일부가 불만족스러워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타협해서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의 반인륜적 범죄가 이해하고 타협해야할 문제라는 것인가. 그래서 어떤 미래를 창출하자는 말인가.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우리나라 국력이 약해서 강대국에 짓밟힌 결과”라며 가해자 일본의 논리를 앞세웠다. 그렇다면 힘없는 자는 짓밟혀도 좋고 참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집권여당 지도부의 입에서 일본 정부의 파렴치한 주장을 옮겨놓은 듯한 주장이 줄지어 나오고 있으니 정말 충격적이다. 일본의 정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당이 맞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에게 복종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역할이라고 믿는다면 할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정당이고자 한다면, 더 늦기 전에 굴욕적인 협상에 성난 민심을 직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