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또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 분사 첫날 일어난 참사다.
이날 오전 9시35분 현대중공업 2도크 서쪽 P.E장에서 현대모스 자회사 소속 현창기업 신호수인 김 모씨와 함께 유니트 작업을 하던 박모씨가 탱크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박 씨는 울산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의 사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은 현대모스로 분사가 이뤄진 첫 날이었다. 이에 분사에 동의하지 않은 숙련된 직영 작업노동자들은 배제되고,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현대모스의 노동자들이 크레인과 신호수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특히 신호수들은 전문성이 부족해 권상물에 대한 위험성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을 강행하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한다. 숙련된 노동자는 교육장에 투입되고, 작업현장에는 미숙한 분사업체의 노동자가 투입된 작업현장에서 35세 청년노동자의 삶이 멈췄다.
산재 다발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의 분사 외주화는 하청노동자의 중대재해가 늘어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또한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현대중공업노조의 합법 쟁의현장에 불법 대체근로가 공공연히 벌어졌으며, 고용노동부에 엄정한 감독을 촉구했지만 현실은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오늘까지 404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일방적 구조조정, 분사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