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도, 국토부 연구용역도 경제성 확보가 불가하다며 회의적으로 결론지은 ‘이단적재 화물열차(이하 DST)’ 도입을 코레일 홍순만 사장이 취임하면서 무리하게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 및 코레일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코레일 홍순만 사장은 국토부 교통정책실장 재직(‘09.2.3∼‘10.9.2)시 DST 사업 추진방침을 결재했고, 그 이후 감사원 감사 결과(‘10.9.29∼10.22)에 따라 그가 추진하던 경전선 DST 사업이 중단됐다. 그 후 실시된 국토부의 연구용역 역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봤지만 코레일 사장이 취임된 후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5월 코레일 사장에 취임한 홍순만 사장은 보란 듯이 올해 12월 DST 시범선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계획 장소인 경전선을 두 번(5.27/8.31)이나 방문했다. DST 화차개발 관련 업체를 방문하고 경전선 터널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차선은 국가 소유 철도시설물이기에 개량 결정권한은 국토부에 있다. 코레일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사업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
DST 도입에 우려되는 사항은 전차선 상향조정 개량사업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 여부다. 코레일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차선 상향조정 개량사업 비용은 부산신항∼진주(94.7km)간 전차선을 상향하는데 256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자체 분석한 비용 대비 수익은 45억 51백만원이고, 수송량은 68만9천만톤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2년 12월에 발표된 「컨테이너 이단적재열차(DST) 도입 타당성 재검토 연구」에 따르면, 경전선 DST 사업 평가에서 “경전선 구간은 철도화물 수송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행과 같은 여건에서 56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DST 사업을 추진할 경우 경제성 확보가 곤란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하이큐빅 컨테이너를 수송할 수 있도록 시설투자를 하면 3,723억원으로 경제적 타당성 확보가 불가하다고 진단했다.
코레일 예상비용(256억원)과 연구용역(565억원) 간에 309억원 차가 발생한다. 비용뿐만 아니라 그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하나의 문제는 광양 부근 현월터널의 높이가 낮아 DST가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초기 현월터널의 갱도를 파서 높이를 조정하려 했다가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돼 현재는 현월터널 구간만 이단화물열차가 아닌 1단화물열차로 가서 광양역에서 이단적재 화물열차로 변신하는 어이없는 계획이 추진된다고 알려졌다.
DST의 장점도 분명 있다. 일단을 적재할 때보다 이단으로 적재하면 더 많은 화물을 싣을 수 있고, 화물차량보다 화물열차가 환경오염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코레일은 말한다. 하지만 기존 선로 상태, 전차선, 터널 등 주변 상황과 물동량 등 경제성을 치밀하게 고려했는지 여부다. 국토부가 밝힌 입장처럼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황 의원은 “코레일이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단적재열차 도입은 홍 사장 개인의 욕망을 싣은 욕망탑재열차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감사원, 연구용역 등 다양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일 게 아니라 국토부와 협의하여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