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건설사들, 민자고속도로 완공 후 지분 대부분 매각 지분인수 투융자회사는 영업이익보다 고리이자에 눈독
민자고속도로 건설을 정부에 제안해 사업권을 확보했던 건설사들이 도로 완공 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사(이하 맥쿼리) 등 투융자회사로 지분을 넘기고, 투융자회사는 영업이익보다 고금리 이자수익에 더 열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들은 민자고속도로 사업별로 평균 1조원대의 건설 사업비를 챙긴 뒤 공사가 완료된 후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운영수익보장금(MRG)이 적용되는 국토교통부 소관 8개 민자고속도로 중 정부와 최초 실시협약을 맺은 연 58개 건설업체 중 2015년말 현재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서울-춘천고속도로㈜의 5개 업체뿐이다. 이들 5개 업체와 용인-서울고속도로(경서고속도로㈜) 건설출자분 전환 6개 건설사를 제외한 나머지 연 47개 업체는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매각한 지분은 맥쿼리나 국민연금공단, 교원공제회, 발해인프라투융자사 등 투융자 자본이 매입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대우건설과 엘지건설 등 12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1997년 4월 정부와 실시협약을 맺고 대우건설 20.4%, 엘지건설 15.13% 등 투자지분별로 81㎞ 구간을 세분해 공사를 진행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사업비는 총 1조4028억원(2000년 불변가격 기준)에 이른다.
이들은 2000년 12월 건설사간 지분조정을 한차례 거친 뒤 2002년 고속도로를 완공하고 2005년 대우건설 지분 9.5%를 제외한 90.5%를 맥쿼리(지배주주), 사학연금공단, 국민은행에 넘겨줬다가 2006년 대우건설 지분도 사학연금과 국민은행에 매각했다.
맥쿼리 등은 회사지분을 인수하면서 별도로 3037억원을 후순위 자기차입(금융기관을 자기자본을 지정 차입하면서 이자율이 낮은 선순위 차입금부터 변제)해 2015년부터 연리 20%로 2029년까지 상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