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여러분 오랜만에 뵙겠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어 반갑다. 국정감사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3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의원들 노고에 깊은 감사드린다. 송민순 회고록 관련해 몇 말씀드린다.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정일의 결재를 받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한, 이 기막힌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대한민국의 주권포기이자 국기문란 사건이며 명백한 반역행위다.
오늘 아침에 국방부와 당정협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씀이었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때다. 저는 김영우 위원장의 오늘 아침 말씀을 들으면서 송민순 회고록을 다시 떠올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동맹은 사실상 파탄상태였다. 송민순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미국에 남북정상회담 날짜도 알려주지 못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면서 낯이 뜨거웠다’고 고백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시작전권 환수를 계속 요구하고 한미동맹 대신 동북아의 균형자가 되겠다고 하니까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왜 열린 문에 계속 노크를 하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한미동맹을 깨려면 깨라는 분노의 표시였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내팽개쳤다는 사실이 송민순 회고록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저는 그래서 어제 ‘국민의 한사람으로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온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가 김정일 의 결재를 받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느냐’는 이번 국기문란사건에 한 사례일 뿐이다. 의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오고간 뒷거래와 흥정은 무엇인가, 동맹국인 미국의 눈을 피해 주고받은 북한과의 거래는 무엇이었는가, 북한 핵문제, 북한 인권문제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수십조 원으로 추산되는 선물보따리만 주고 온 남북정상회담을 도대체 왜 했던 것인가, 한미동맹을 파탄 일보직전으로 몰아가면서 엉터리 남북정상회담을 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남북정상회담추진위원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표는 제가 어제 드렸던 10개 항목의 공개질의에 성실하게 답해주기 바란다.
송민순 회고록이 쟁점화 된 지난 금요일 이후 어제까지 문재인 전 대표의 말은 계속 바꾸고 있다. 어제는 기자들과 만나 ‘기권을 주장했을 것 같은데 주변에서는 찬성했다고 한다.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 문 전 대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 조차 확인 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분이 청와대에서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을 보좌했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김정일의 결재를 받고 나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것인가. 말 돌리지 말고 정확하게 말씀해주기 바란다.
2007년 11월 20일 오후 싱가포르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백종천 안보실장이 송민순 장관에게 북 측으로부터 받은 쪽지를 건네주었다. 그 자리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있었다. 도대체 북한의 누가, 남쪽에 누구에게 보낸 쪽지였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안보실장이 꼼짝 못하고 받아야하는 그 지시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가, 문재인 전 대표는 이 부분을 밝혀야한다. 이 쪽지는 국민과 역사 앞에 즉각 공개돼야 한다. 국정원과 외교부, 통일부 쪽에서는 이 쪽지와 관련된 자료들을 국회에 모두 제출해야한다.
어제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해성사가 필요하다’ 참으로 공감 가는 이야기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지사의 이야기에 한 번 귀 기울이기 바란다. 송민순 전 장관은 어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진실은 고스란히 회고록 안에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벌어졌던 많은 의문들을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 앞에, 역사 앞에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그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