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이곳에 오신 당원 동지 여러분과 광주 시민 여러분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제대로 국정을 감시하지 못해 부끄러울 뿐이다.
며칠 전 검찰이 이 나라 대통령이 직권남용과 강요죄를 저지른 공범이고, 국가의 주요기밀문서를 누출한 혐의자라고 밝혔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고,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촛불을 들었다.
이 땅의 재벌들은 골목상권마다 서민경제를 죽이는 침투행위를 해대고 싹쓸이를 해왔다. 그런 재벌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는 제대로 항변도 못하고 수십, 수백억을 갖다 바쳤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왼쪽 바퀴 가는 사람과 오른쪽 바퀴 가는 사람을 임금으로 차별하고, 최저임금 한 푼 올려달라는데도 국민을 핍박하고 벌벌 떨던 재벌들이다. 국민에게 큰소리쳤던 재벌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는 꼼짝 못하고 돈을 바쳤다.
대통령은 입만 열면 국회와 언론을 향해서 ‘야당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 나라 경제가 안돌아간다’고 압박을 했다. 이랬던 재벌과 대통령이 검은 뒷거래를 했다. 아쉽게도 검찰의 공소장에는 재벌이 바친 돈의 본질이 뇌물임에도 불구하고, 직권남용과 강요죄라는 죄명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대통령은 지금도 변호사를 앞세워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제가 언제 협박을 했는가? 나라가 어려우니 대사를 앞두고 웃으면서 돈 좀 내시라고 말했을 뿐이다’. 이것이 박근혜식 화법이다.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한다. 재벌이 준 돈은 명백히 뇌물이다. 재벌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협박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검은 뒷거래이다. 뇌물 공범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이 땅의 대한민국 재벌도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최순실의 딸의 학교 친구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에 현대자동차가 일감을 줄 수 없느냐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검사도 거치지 않고 그 회사가 협력업체로 낙찰이 됐다고 한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는 대한민국 재벌이 만든 현대자동차도 못 믿겠다고 한다. 언제든지 권력에 무릎 꿇고 소비자의 안전은 뒷전일 것 아니냐고 말한다고 한다. 정말 절단이 났다. 이대로 국정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는 것이 대통령 장본인이 될 것이다.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 경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라고 한, 부역자 집단의 당대표를 지낸 분이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대통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막기는커녕 비호해온 부역자 정당이다. 석고대죄부터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국민이 촛불을 들고, 국민의 95%가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하는데 새누리당은 이제 와서 탄핵 발의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새판 짜기를 하겠다고 하는데 믿지 못하겠다. 그 말을 안 믿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석고대죄가 먼저다. 새누리당의 해체선언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를 받들라는 것이다.
우리는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 새누리당의 표가 있어야만 탄핵이 된다고 해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게 구걸하는 것이 아니다.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다. 제 발로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을 받들라는 것은 국민의 뜻이고 명령이다. 이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얼마나 뻔뻔한지 보시라. 대통령이 ‘탄핵 한 번 해봐라’, ‘어디 할 테면 해보라’며 국민을 상대로 조롱을 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장기 공성전에 들어갔다. 이렇게 하다가는 박원순 시장이 살수차에 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 식수를 끊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장기 농성전에 들어간 대통령이다. 금방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리저리 변명하고 회피할 방법을 찾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수구 꼴통보수의 실력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교활한 그들이 어떻게 정치권의 새판을 짜서 민주공화국 주권회복운동에 찬물을 끼얹을지 우리는 예의주시해야한다.
탄핵 소추도 새누리당에 구걸해서 표가 적당히 모아졌다고 해서 덜커덕 하면 안 된다. 정확하고 엄밀하게, 실수가 없도록 제대로 탄핵소추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이다. 여기서 실수가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답게 차분히 진행할 것이다. 절대로 여러분이 서두르라고 재촉하거나 강박하시면 안 된다. 이번만큼은 실수가 없어야하지 않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추진실무준비단을 구성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우리나라의 헌정 질서를 수호할 수 없다는 것을 명명백백하도록 만들어낼 것이다. 국민의 신임을 어떻게 배반했는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이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는 것을 낱낱이 조목조목 밝혀낼 것이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길게 끌면서 공성전으로 나라를 망치는 대통령을 어떻게 신속하게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인지 우리는 길을 찾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대통령이 재벌과 결탁해서 뇌물을 주고받고, 뒷거래를 하고, 부정부패를 한 행위를 특검을 통해서 낱낱이 밝혀내야한다. 어떻게 국익을 해쳐왔는지를 제대로 밝혀내야한다. 그래서 절대로 길을 재촉하거나 서두르면 안 된다. 한 단계, 한 단계 국민과 걸어가겠다.
국정농단의 도가 너무 지나쳤다. 재작년 송파의 세 모녀가 ‘이제 더 이상 살지 못하겠다. 다 큰 딸자식은 일자리가 없고,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는 비관적인 유서와 80만원 돈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그때 대통령이 국회에 나타나서 ‘송파 세 모녀법을 만들어 달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호소했다. 우리 국민은 그 눈빛을 믿었다.
그런데 그 순간에도 오늘 드러난 사실에는, 미용을 위해서 국민혈세를 2천만원 이상을 썼다는 것이다. 도대체 대통령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국민은 일자리를 잃고, 희망을 잃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게 생겼는데 대통령은 피부건강과 미용을 위해서 온갖 주사를 맞고, 온갖 영양주사로 국민 혈세를 썼다니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야권공조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분이 ‘지난 몇 년 동안 적어도 나라를 위해서는 몸 바쳐 일한다고 믿었던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결재를 받고 국무위원과 총리를 임명하고, 국가외교문서를 누출하고, 통일대박이라는 말도 최순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나라가 귀신에 씐 것인가’라며 통탄했다. ‘여성 대통령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여성 대표이니 한번 만나서 설득해볼 수 없겠느냐’고 호소했다.
‘나라가 어디까지 흔들려야 하는가’, ‘어린아이와 노약자 할 것 없이 이렇게 날마다 길가에서 밤을 새야 하는 것인가’, ‘야당의 정치력은 어디갔는가’ 하는 절절한 호소를 들었다. 담판을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야당 대표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정치가 작동하는 것이 순리고, 상식이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왜 야당 대표 혼자 나서느냐고 한다. 협력할 때는 협력하는 것이고, 담판 지을 때는 담판지어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총선 민의 아닌가? 저는 야당끼리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 경쟁 심리로 이 엄중한 국면에서 실기하면 안 된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에 가서 길게 논쟁하지 않고 국민을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해법이다.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게 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한다고 이 순간에도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민심을 못 읽고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가 대통령을 쫓아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탄핵이다. 그래서 탄핵도 국민 뜻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 ※ 첨부파일 참조
첨부파일
20161123-추미애 대표, 광주.전남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공동 출정식 인사말.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