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금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것이 도리'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형사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거부하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도리’를 논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최재경 수석은 입성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중 하나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라인으로 통했다.
김현웅 장관 역시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수사에서 비선실세 의혹을 근거 없는 것으로 단정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비호했던 자이다.
국민에 대한 진정한 ‘도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엄정히 수사하는 것이다.
최재경 민정수석의 사임을 통해 청와대가 강경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체포하라며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한 현직검사의 글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고 있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검찰수사 불응은 우리 사회의 근간인 헌법과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으로 그 자체로 탄핵사유에 해당하고, 또한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격조차 내팽개친 처사라며 현직검사로서의 참담함을 토로하고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에 의해 법과 원칙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검찰에게도, 대통령에게도 더 이상은 선택할 권리가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 피의자와 그 부역자들에 대한 타협 없는 수사, 그것만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