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남행열차를 탔습니다. 고향에서 저도 위로를 받고 대선 이후 실의에 빠진 고향분들에게 희망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광주에서 주민들과 어울려 생활하면서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최초의 정권교체를 위해 정계에 들어온 이후 17년간을 돌아보게 되었고 내 고향 호남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졌습니다.
2015년 4월 보궐선거 이후 저는 자랑스러운 광주의 국회의원이 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 어느 곳보다 많은 피와 눈물을 바쳤던 내 고향 호남, 친일독재와 패권정치를 뿌리뽑기 위해 앞장섰던 호남의 개혁열정을 열매맺게 하는 것, 그리고 그런 호남이 더 이상 소외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소명입니다.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애국지사의 자손들이 도리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듯이 제 고향 호남도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잘못된 현실을 깨뜨리는 것이 저 천정배의 마지막 정치적 소임입니다.
‘개혁연합정부’ 만들어 개혁을 성공시키고 호남 이익을 지키겠습니다
1000만 이상의 촛불을 밝혀온 국민들께서 박근혜 일당을 처벌하는 것은 물론 낡고 썩은 기득권체제를 갈아엎을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국민혁명이 가져온 다시 없는 기회를 살려 정치개혁,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지난 100년간의 친일독재기득권을 뿌리뽑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이뤄야 합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인해 그로기 상태에 빠진 민생을 되살려야 합니다.
정권교체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입니다. 국민은 새누리당 세력에게 다음 정권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의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저 천정배가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 호남이 승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 이후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여소야대의 4당 체제, 5당 체제에서 연합정부(연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개혁은 입법을 통해 실현됩니다. 180석이라는 국회선진화법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개혁입법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개혁연대’입니다. 지금 야 3당과 친야 무소속 의석을 모두 합쳐봤자 171석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표가 주장하는 야 3당 중심의 ‘야권연정’은 무책임합니다. 그렇다고 국정농단세력인 새누리당과 손 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연정’은 옳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개혁연대’를 만들어 시급한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 성과와 신뢰를 바탕으로 대선 과정에서 ‘개혁연합정부’에 합의해야 합니다. 각 정당은 ‘개혁연합정부’에 동의하더라도 독자후보를 내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대선 본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결선에 진출한 개혁연합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개혁정부를 함께 창출하는 주역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정당과 후보들이 연대와 협치를 말합니다. 문제는 연대의 시기, 범위, 방법입니다. 대선 이후에 연정을 추진할 경우 대선이 끝나자마자 대통령이 취임하고 정부를 출범시켜야 하는 마당에 연정을 놓고 줄다리기하다 시간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선 과정에서 연정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특정 정당이 중심이 되고 다른 정당은 들러리가 되는 연정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특정 정당이 중심이 되는 패권적 공학적 연대나 통합이 아니라, 각 정당과 세력이 똑같은 자격으로 참여하는 가치 중심의 민주적 연대여야 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개혁연합정부’를 만들기 위해 각 정당의 대표와 대선후보들이 함께 모여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합니다.
‘개혁연합정부’는 호남이 앞장서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정권에 참여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상생과 협치에 의해 운영되는 ‘개혁연합정부’에 의해 호남의 이익이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