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사단장, 인민해방군 사령관이 4·3희생자 되는건 상식에 맞나?”
□ 오늘은 국가추념일로 공식 지정된 첫 번째 4·3 추념일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추념일 지정으로 희생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고, 다시는 이 땅에 그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누구보다 간절하다.
□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본 의원은 어제, 현재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로 결정되신 분들 중 일부는 추가로 발견된 자료들에 기초해 판단해볼 때 4·3 사건의 희생자로 보기에 적절치 않으며 4·3위원회에서 이런 분들에 대한 재심의를 할 수 있도록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반론이 거세다. 그러나 본 의원은 ‘인민군 사단장으로 6·25전쟁에 참여했다 사망한 사람까지도 4·3 희생자로 보는 것이 옳은가?’, ‘혹시라도 부실한 조사와 심사로 인해 희생자로 결정되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희생자로 결정됨으로써 오히려 희생자분들의 숭고한 뜻과 희생을 퇴색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문제의식을 지울 수가 없다.
□ 그래서 어제 본 의원은, ‘제주 4·3 정립연구유족회’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인민군 사단장을 지낸 이원옥, 북한 인민군으로 활동했던 김기추, 북으로 간 후 해주 경찰서장이 됐다는 현만호, 남로당 인민해방군사령관 김의봉, 남로당 인민해방군 참모장 김완식 씨 등 누가 봐도 제주 4·3 희생자로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들은 제주 4·3 사건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이제사 말햄수다’, ‘제주도의 4월 3일은?’, ‘4·3은 말한다’ 등 다수의 기록물에 포함되어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는 본 의원의 문제의식을 즉각 ‘폭거’로 규정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를 ‘역사인식의 부재’라고 했고, 한정애 대변인은 ‘4·3을 흔드는 도발’, ‘4·3 유족들과 제주도민을 우롱하는 짓’ 등으로 표현했다. 오늘 오전에는 안철수 대표까지 “상식적이지 못한 주장”이라며 비판에 가담하고 나섰다.
□ 이에 새정련과 안철수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질의한다. 안철수 대표는 인민군 사단장을 지낸 사람이건 남로당 인민해방군 사령관을 지낸 사람이건 상관없이 모두 제주 4·3 희생자로 결정되는 것이 과연 옳다고 생각하고 있나? 이것이 안철수 대표의 ‘상식’과 ‘역사인식’에 맞는지 분명하게 답해 주길 바란다.
□ 거듭 강조 하거니와, 본 의원의 주장은 희생자 1만 4천여 명 전체를 모두 조사하여 제주도를 또한번 혼란에 빠뜨리자는 것이 아니다. 희생자 결정 이후에 새롭게 발견된 사실을 바탕으로 일부 문제가 제기되는 사람들에 한해, 헌법재판소와 4·3위원회가 규정하고 있는 ‘제외대상’의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재심의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어떻게 ‘비상식’나 ‘역사인식의 부재’로 해석되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 4·3추념일인 오늘은, 혹시라도 부실한 조사와 심사로 인해 희생자로 결정되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희생자로 결정됨으로써 오히려 희생자분들의 숭고한 뜻과 희생을 퇴색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 제주도민들과 대한민국의 더욱 깊은 고민이 필요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