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관련 SNS 글과 추미애 대표의 맞장구 등 정부 여당의 오만에 대한 비판이 크다. 사실 오만함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위선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의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선이 많이 걱정스럽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습니다.” 라고 SNS 글을 시작했다.
지금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은 며칠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김이수 부결’ 당시 국회를 향해 “분노한다”며 3권분립의 기본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모른 척하며 논점을 물타기하는 대통령의 태도야말로 참으로 위선적이다.
추미애 대표 역시 ‘김이수’ 관련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 “정치 수준이 낮다”며 독일을 예로 들어 “숙의민주주의, 토론민주주의가 잘 돼있는 나라에서는 지금과 같은 야당이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지금 여당이 야당을 비판하는 건 좋은데 적어도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위선적 비판 수준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동물국회’ 안 되게 하자고 지금의 야당이 여당일 때 국회선진화법을 앞장서서 만들었는데 그 다음에는 국회가 ‘식물국회’가 되어 버렸다. 국민들은 이런 국회를 향해 ‘일하지 않는 국회 월급도 주지 말자’고 했다. ‘냉동국회’라며 국회 해산 청원 운동까지 전개됐다.
이런 국회를 만들었던 지금의 정부 여당이, 같은 상황을 놓고 정치 수준이 낮다는 말을 하고 숙의민주주의니 토론민주주의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듣고 있으면 참 기가 막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다른 건 몰라도 ‘토론민주주의’ 이런 말 정말 입에 올릴 자격 없다. 이런 정부 여당의 지도자들의 말에 호응하여 지지자들은 그 어려운 포털 검색어 1위를 쉽게 만들어 낸다.
오만보다 더 문제는 위선이다. 오만에 열광하는 거야 그렇다 쳐도 위선에 열광한다면 사회는 더욱 절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