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부국장급 이상 사무처당직자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 낙선자 등에게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으로 갈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일부 비례후보자에게는 3지망까지 적어 내라고 했다고 한다.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을 전리품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이다. 국민들에게 공공부문 일자리는 ‘실력이 있어도 빽이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다. 채용비리 뿌리 뽑는 것이 그 자리에 내 식구를 채워 넣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성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가 방만한 경영을 일삼으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적폐 중의 적폐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면서 적폐를 저지르면 결국 청산 대상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새 정부의 인사 참사가 아직 진행형인 것 같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중학생 딸과 부인이 시가 60~70억 원 정도의 상가지분을 각각 4분의1씩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후보자의 장모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다.
문제는 증여과정이나 증여세 납부여부가 아니다.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과 경제정의연구소장을 역임한 홍 후보자가 평소 “과다한 상속‧증여 등 부의 세습이 서민의 의욕을 꺾는다”면서 부의 세습을 반대하던 사람이다. 이쯤이면 장관후보자가 아니라 ‘내로남불 종목 코리안 시리즈’ 우승후보감이다.
부자 장모 없는 사위들, 부자 할머니 없는 아이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중소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서민이다. 홍 후보자의 말을 돌려드린다. 홍 후보자가 장관이 되는 것은 중소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서민과 소상공인의 의욕을 꺾는 것이다. 홍 후보자는 또 과거에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기도 하고, 정치인은 ‘표를 준 국민을 위해서만 뛴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장관으로 적당한지 스스로 되돌아보시기 바란다.
▣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
정부가 어제 2020년까지 공공부문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정규직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재원은 ‘아몰랑’이다. 모자라는 재원은 결국 세금폭탄으로 되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임금체계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 벌어질 갈등에 대한 대책도 없다.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비정규직의 상대적 박탈감은 또 어찌할 것인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모든 일이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기간제 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도가 사회적 갈등만 일으킨 채 용두사미가 된 게 바로 엊그제 일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매사 과유불급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주도면밀하게 검토하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희망고문하지 말고, 재원대책부터 내놓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