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아시안게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아시아 평화와 화합의 장'이라는 대회 취지에 비추어 부끄럽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회 조직위는 북한의 참가로 45개 회원국이 모두 함께 하는 '퍼펙트 아시안게임'의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고 반색했으나, 정작 부랴부랴 열린 것은 아시안게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안대책회의'였다.
대검 공안부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과 회의를 열고 '인공기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그 결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천에는 만국기가 없다. 인공기만 배제할 수 없어 모든 나라의 국기를 내린 탓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규정은 물론 보편적인 국제규범을 어겼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프레스센터를 찾은 북측 기자단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사 송고를 위해 사이트 접속을 확인하던 기자단을 맞은 것은 화면 가득히 뜬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였다. 북한 관련 사이트는 모두 접속 자체가 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의 이념을 훼손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아직까지도 우리의 수준이 이정도 밖에 되지 못하나!
45억 아시아인이 화합하는 축제를 우리 한반도에서 열기로 한 데는 그만한 의미가 있지 않겠나.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하여 남과 북의 긴장과 대립을 한층 누그러뜨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 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인들의 기대와 바람일 것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정한 이번 대회의 주제는 '이념, 종교, 민족의 갈등을 녹이는 평화의 제전, 화합과 포용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대회'다.
대회의 취지에 맞게 정부당국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어제 인천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현장최고위원회에서도, 남은 기간이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 응원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가 잇따랐다.
사흘 후 치러지는 개막식의 키워드는 '과시'가 아니라 '화합'이라고 한다.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전향적 조치로 진정한 화합의 장이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중앙일보 시론, 정말 판결문은 읽어보기라도 한 것일까!
중앙일보가 오늘 <정말 이석기의 RO는 조직이 아닐까?>라는 한희원 동국대 법대교수의 시론을 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고문의 내용 대부분이 모두 거짓이다.
"법원은 RO 파괴 목표물을 인정했다, 총책 이석기가 3대 지침을 하달했다, 도피지침도 인정했다"는 등 대부분이 모두 날조와 왜곡이다. 마치 1년 전 국정원과 검찰의 주장이 모두 그러했던 것처럼.
한희원 교수가 판결문을 정말로 읽어보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인용하고 있는 장황한 내용들은 판결문 전체 217쪽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모두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과 공안검찰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것들일 뿐이다.
처음부터 판결문과 검찰의 주장을 혼동했다면 법학교수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만약 알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위해 허위로 근거를 갖다붙인 것이라면 그 죄질이 무척 고약하고 심각하다.
게다가 한희원 교수야말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논란이 될 때마다 새누리당 추천 전문가로 나와서 공공연하게 "국가안보는 민주주의보다 선행해야 할 절대 명제"라고 주장했던 장본인이 아닌가!
아무리 외부 기고자의 <시론>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떡허니 내보낸 중앙일보 역시 그 책임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언론의 윤리를 저버리고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았던 행태를 두고 '기레기'라는 말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언론에서는 자성의 움직임도 있었다.
그 '기레기' 보도는 세월호에만 있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내란음모사건'을 둘러싸고도 극심하게 자행되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찰과 반성은커녕 지금도 공공연하고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4년 9월 16일
통합진보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