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딛고 국민의 염원을 담아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기에 역대 어느 정권보다 야당은 기꺼이 박수 칠 준비가 되어있다. 대통령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행보에 감동하면서 대한민국이 이제야 긴 어둠을 지나 다시 상식을 회복하고 있다는 기쁨에 들떴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으로 가는 여정에서 제대로 일할 사람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기대가 큰 만큼 문재인 정권의 연이은 인사실패에 실망과 분노가 깊어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모습, 원칙을 어긴 인사에도 사과는 고사하고 그 흔한 유감표명 한마디 없는 인색함,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인사시스템의 마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퇴한 안경환 후보자의 부실한 인사검증에 대해 사죄는커녕 허위 혼인신고를 비롯한 문제들을 청와대가 이미 “알고 있다”, “아니다” 옥신각신 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민망하다.
더군다나 학자로서 누구보다 입바른 소리로 역대정권 비판에 앞장섰던 조국 수석이 인사검증의 책임자라는 점에서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의 백미(白眉)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대엽, 김상곤 후보자 등에게 제기되는 의혹들도 “도대체 청와대는 검증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라는 비판을 듣기에 충분하다. 하루속히 국회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실한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스스로 발목을 꽉 잡고 있으면서 자꾸 야당을 탓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태도이다.
주말사이 강경화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청와대가 협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아야 하며 여론에 기대는 정치는 어느 순간 정권의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년 6월 17일
국민의당 대변인 김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