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받고 협찬주 홍보
-100% 협찬제작에“수신료제작”자막도
최민희 의원이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KBS의 협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KBS에 가장 많은 금액을 협찬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38억 원이 넘었다. 다음으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30억6천만 원, 중소기업청이 30억 원, 삼성이 29억5천만 원을 각각 KBS에 협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BS는 한 개 기관으로부터 해매다 10억 원을 협찬받는 등 과도할 정도로 많은 금액을 협찬받는가 하면, 프로그램 제작비를 초과하는 협찬을 받아 협찬주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심지어 100% 협찬금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에 “수신료로 제작되었다”는 자막을 내는 등 어이없는 행태까지 보였다.
※ 표 : 첨부파일 참조
KBS의 회계 결산자료에 의하면, KBS는 수신료와 광고매출 외에 협찬매출이 매년 700억 원에서 900억 원 정도에 이른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KBS의 광고 매출액을 모두 더하면 2조3312억 원이었고, 같은 기간 동안 협찬매출은 3450억 원으로, 협찬매출이 광고매출액의 1/10을 넘었다. 즉 KBS의 재정에 협찬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작비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협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협찬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보전달 기능과 시사성이 있는 교양․다큐 프로그램에서 과도한 협찬을 받게 될 경우 프로그램이 상업적으로 변질될 수 있고, 협찬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협찬 1위 기업, 현대자동차 그룹-다음은 삼성순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KBS에 협찬한 기업과 기관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협찬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38억 원이 넘는 금액을 협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0년 제작된 <특별생방송 여성 세계 최초 오은선 히말라야 15좌 완등>에 6억3천만 원, 2013년 <가요무대 독일 특집>에 5억 원을 협찬하고, 같은 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KBS가 제작한 <2013 한중 우정콘서트>에도 3억 원을 협찬하는 등 수시로 거액을 협찬했다.
다음으로 농촌정보문화센터가 다른 기관들과 통합해 만들어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협찬금과 더해 <6시 내고향>, <녹색충전일요일>, <과학카페>, <설특집 차한잔 하실래요> 등 10여개 프로그램에 30억6천만 원을 협찬했다. 그 뒤를 이어 중소기업청은 같은 기간 동안 <6시 내고향>에만 30억 원을 협찬했는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0억 원 씩 협찬했고, 2013년에는 산하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이 같은 프로그램에 11억9천만 원을 협찬했다.
그리고 삼성그룹은 계열사인 삼성전자, 제일기획, 삼성카드 등과 함께 <뉴욕코리아 페스티벌>에 7억 원, <2013 한중 우정콘서트>에 6억 원, <가요무대 독일 특집>에 4억 원 등 29억5천만 원을 협찬한 것으로 나타났다.
※ 표 : 첨부파일 참조
■외주제작지급비 초과 협찬, 교양프로만 107편
최민희 의원실이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KBS의 외주제작 교양․다큐 프로그램 협찬 내역’을 분석한 결과, 교양․다큐 장르의 KBS 외주제작 프로그램 중 107개의 프로그램에서 제작비를 초과하는 협찬비를 받아 62억 원이 넘는 수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 표 : 첨부파일 참조
2010년에는 제작비 초과 프로그램이 20편이었는데, 2011년에 28편, 2012년엔 32편 등 해마다 증가추세다.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경우 KBS가 외주제작사에게 지급하는 제작비 외 별도의 비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작비를 초과하는 협찬비를 받는다는 것은, KBS가 협찬비로 외주제작비를 100% 충당하고도 가만히 앉아서 수익을 남긴다는 의미와 같다. 즉 공익성과 공영성을 추구해야 할 교양․다큐 프로그램을 협찬 수익을 남기는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협찬’은 “방송프로그램 제작자가 방송제작에 관여하지 않는 자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물품․장소 등을 제공받는 것”을 말하며,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하여서는 안된다”고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제작비의 범위를 초과하여 협찬주로부터 지급받는 협찬비는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경비가 아니므로 엄밀히 따지자면 ‘협찬’이라 정의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럼에도 공영방송 KBS는 협찬을 사실상 ‘광고’의 대체수단으로 삼아 돈벌이에 치중했고, 결과적으로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주는 교양프로그램들을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삼성 100% 협찬제작 -자막엔 “수신료로 제작”
KBS는 2013년 7월 삼성전자로부터 2억6천4백만 원의 협찬을 받아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스마트교육이 몰려온다>를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의 스마트교육 정책을 토대로 1부에서는 태블릿PC를 학교 수업에 도입한 독일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 학교 수업에서의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 2부는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를 자연스럽게 접한 디지털 세대의 내용을 다뤘고, 3부는 스마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는데, 3부작이 방송되는 동안 삼성전자의 태블릿PC는 수없이 방송에 등장했고, ‘SAMSUNG’ 로고 역시 빈번하게 노출되었다.
‘방송심의규정’에 의하면 “상품의 명칭, 로고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안 되”고,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안 되”지만 삼성전자로부터 2억6천만 원이 넘는 협찬을 받은 이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제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사진자료 : 첨부파일 참조
특히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로부터 협찬받은 2억6천4백만 원 가운데 1억7천6백만 원을 제작비로 쓰고, 8천8백만 원을 수익으로 남기는 등 단 한 푼의 수신료도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되지 않았지만, 1부~3부까지의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수신료로 제작되었습니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비록 ‘스마트교육’이라는 공익적 주제를 다루긴 했지만, 오로지 삼성이 협찬한 돈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프로그램 내내 삼성의 스마트기기들을 ‘광고’해준 프로그램임에도 마치 ‘시청자의 수신료로만 제작된 100% 공익적 프로그램’인 것처럼 속인 것이다.
■협찬받고 협찬사 홍보, 정부협찬 받고 정부정책 홍보
KBS가 2012년 외주 제작한 <힐링투어 야생의 발견>은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네파로부터 4억5천만 원을 협찬 받았다. <야생의 발견>은 자연 명소를 여러 명사들과 함께 아웃도어·레저 활동을 통해 누비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네파에서 협찬 받은 기능성 의류와 장비는 물론 다양한 캠핑용품까지 방송에 수없이 등장했다. KBS는 이 업체의 제품 홍보로 막대한 광고효과를 주면서 제작비로 2억8천9백만 원을 사용해 무려 1억6천만 원의 협찬 수익을 남겼다.
2011년 국가브랜드위원회로부터 협찬을 받아 외주제작한 <특별기획, 코리아 세계를 매혹시키다>는 대한민국의 우수성과 국가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위원장 인터뷰 등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역할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국가브랜드위원회 홍보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브랜드위원회로부터 6천3백만원을 협찬 받고 외주제작사에는 5천만 원을 지급해 1천3백여만 원의 협찬 수익을 남겼다.
「이하 생략」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