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십자, 실수와 태만으로 AB형, B형 혈액이 A형으로 둔갑
- 병원 출고 직전까지 실수해 B형 혈액이 AB형으로 유통
- 2012년에도 두 차례나 혈액형 표기 뒤바뀐 채 출고해 수혈까지
□ 새누리당 김현숙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22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 본부 산하 경기혈액원은 지난 6월 2일 헌혈의 집에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를 받고는 모두‘A형’이라고 적었으나, 실제 두 혈액백은 각각 AB형과 B형이었던 것으로 밝혀짐.
○ 혈액원은 한국인 중 A형이 가장 많아, 업무 편의상 A형은 적어보내지 않는 관행에 따라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에 A형으로 기재했으나, 이후 혈액무게측정 등 검사과정에서 착오를 발견함.
○ 혈액원은 혈액전산시스템에서 혈액번호로 혈액형을 조회해, AB형과 B형 라벨을 새로 만들었지만, 정작 담당 직원이 이를 뒤바꿔 붙여버려 혈액형이 바뀌는 사고가 한 번 더 발생함.
- 혈액백은 통상 앞면에 혈액형과 혈액번호 라벨을, 뒷면에 다시 혈액번호만 있는 라벨을 붙이는데 앞뒤 라벨의 혈액번호가 달랐지만, 확인 없이 이들 혈액백은 냉동고로 보관됨.
○ 병원으로 출고 직전에도 혈액번호가 다른 점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출고 당일, 병원에 도착해서야 앞뒤 라벨의 혈액번호가 다른 것이 발견돼 회수 조치됨.
- 결과적으로 실수와 태만이 겹치면서 B형 혈액이 A형으로 둔갑했다가 다시 AB형 라벨을 붙이고 유통되는 일이 발생함.
※ 표 : 첨부파일 참조
□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사건 관련 담당자에게 뚜렷한 징계 조치 없이,‘혈액 제제 제조 후 표기사항 및 표기 등 확인, 불일치 발생 시 출고보류 및 부서장 보고,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이중 확인, 제조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출고’내용을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
○ 현재까지는 채혈 후 혈액형이 미기재 된 혈액은 A형으로 인지하자고 혈액원 내부에서 임의로 약속하거나, 혈액형 표기가 바뀌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한적십자사와 혈액원 간에 문제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
□ 대한적십자사는 2012년에도 두 차례나 혈액 표기가 바뀐 혈액을 출고, 수혈까지 하는 사고 이력이 있음.
○ 2012년 8월, 대한적십자사가 B형 농축혈소판을 A형 농축혈소판으로 잘못 출고하여 수혈되는 사고가 발생함.
○ 또한, 2012년 9월에는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 채혈자가 헌혈자와 헌혈기록카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헌혈카드가 뒤바뀐 채 채혈을 해, AB형 혈액은 A형으로, A형 혈액은 AB형 혈액으로 의료기관에 출고됨.
- A형 환자는 AB형 혈액(농축혈소판)을, AB형 환자는 A형 혈액(농축혈소판)을 수혈함. 강원혈액원은 그 사실을 모르다가, 의료기관에서 혈액형 불일치로 교환신청을 하자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함. 그나마 전혈(혈액전체)이나 적혈구 성분이 아니라 용혈현상(적혈구 밖으로 헤모글로빈이 탈출하는 현상) 등 수혈한 환자에게서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었음.
□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2년 전, 대한적십자사에 한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는 혈액관리에 대한 훨씬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 이어 김 의원은“대한적십자사의 실수로 잘못 출고된 혈액 수혈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담당자에게 징계 조치도 없고, 문제 발생 시 부서장 보고,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이중 확인 등 당연한 절차를 이제야 새롭게 시행하는 것은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지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