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진안·무주·장수·임실)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농업용수 공급실적을 분석한 결과, 농어촌공사가 올해 농업용수를 목적외사용으로 판매해 벌어드린 금액이 7월말 현재 162억원 상당, 수량으로는 1억5천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최근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이 반복·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용수의 목적외사용을 통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농어촌공사가 목적외사용으로 판매한 농업용수 공급실적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13년 73개 공급처에 2억8천만톤을 판매해 239억2천만원의 수익을 나타냈으며, ’12년에는 71개 공급처에 2억5천만톤 판매로 217억4천만원, ‘11년 66개 공급처에 2억3천만톤 판매로 200억7천만원, ’10년 66개 공급처에 2억7백만톤 판매로 169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공급처와 판매수량, 수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판매수량 및 수익 면에서 매년 10% 이상의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올해 7월말까지의 농업용수 공급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가 56억9천만원으로 가장 높은 농업용수 판매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경기지역본부가 33억6천만원, 전북지역본부가 28억8천만원, 금강사업단이 11억3천만원 순이다. 농업용수는 53개 시설에서 66개의 공급처로 공급되는데 주요 공급처는 발전시설, 지자체, 공단 등이며 한국수자원공사에 공급하는 수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골프장 등 레저시설 운영업체에 공급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는데 올해 농업용수를 공급받은 66곳의 공급처 중 골프장은 13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지역본부가 5곳에 16만5천톤, 경북지역본부가 4곳에 90만3천톤, 전남지역본부가 2곳에 11만4천톤, 강원지역본부가 1곳에 23만2천톤, 영산강사업단이 1곳에 4천톤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농업용수 공급처 중 골프장은 ‘10년 14곳에서 ’11년 16곳, ‘12년 18곳, ’13년 19곳으로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공급처 4곳 중 1곳은 골프장에 해당하는 수준이어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골프장들이 공급받는 농업용수의 공급가격 역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년 경기지역본부가 공급하고 있는 공급처 15곳 중 한국수자원공사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는 공급처 5곳은 모두 골프장인데, 경기지역본부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골프장 역시 5곳이다. 마찬가지로 ‘13년 농어촌공사가 목적외사용으로 계약한 농업용수의 톤당 평균 공급가격은 84.53원으로 가장 거래량이 많은 수자원공사와의 계약 건을 제외하면 최저가로 공급받은 곳은 톤당 21.62원에 81만톤을 공급받은 창녕군, 다음으로 톤당 70.67원에 7만톤을 공급받은 전남의 한 골프장이었다. 특히 이 골프장은 ’10년 이래 매년 톤당 10원 이상, 평균가 대비 20%까지 낮은 가격으로 농업용수를 공급받아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농어촌공사가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본연의 업무는 도외시한 체 수익사업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농어촌공사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체결 계약 318건 중 90%는 수의계약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다.
박 의원은 “농업용수는 농업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설사 저수율이 충분하더라도 심각한 가뭄이 예상될 때에는 농업용수의 판매를 자제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판매 과정 역시 공정한 절차에 따르고, 판매대금은 농업기반시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