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먼저 몇 말씀드리고 가겠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새해를 설계하곤 하는데 이 나라 안팎의 사정이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우울하고 어둡고 그렇다. 개인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공직사회도 그렇고 그 어느 것도 또 어느 누구도 내년이 좀 나아질 거라는 그런 희망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제 아닌가 생각한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성장 아닌 성장 정책으로 집권한지 1년 반 만에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끝도 없이 지금 추락해왔다. 조선, 자동차에 이어 이제는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IT 분야까지도 흔들리고 있다. 현실에 맞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과속으로 기업인도 소상공인도 자영업자도 청년들도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대통령께서도 뼈저린 자성을 이야기를 하고 정책 기조를 변경할 것처럼 말했지만 엊그제 국무회의 결과를 보면 또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실없는 말씀하신 것 같고 아직도 정부가 정신 못 차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경제만 그런 게 아니다. 북한과의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1년 내내 평화를 외쳤는데 정작 평화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인 북한 비핵화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남북군사합의라는 이름으로 우리만 무장해제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늘도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을 한다는데 언제 착공할지 기약도 없는 그야말로 착공 없는 착공식이다. 무늬만 착공식이고 그렇다. 지지율 방어를 위해 갖다 쓰는 ‘가불 착공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 오늘 아침에 제가 글을 하나 지금 막 올렸지만 기업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주가조작 혐의라는 것을 갖다 붙일 그런 착공식이다. 그래서 여론을 어떻게 하든지 살려놓고 보겠다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는 거 같다. 안전 문제도 나아진 게 없다. 세월호 사고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정권인데 ‘안전 문제는 오히려 더 악화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강릉 펜션 사고, 밀양 제천 화재 참사, 고양 저유소 화재 사고, 일산 온수관 파열 등 끊이지 않고 KTX 열차 사고까지 가히 사고 공화국이라고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못할 만큼 안전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정의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 공직기강도 무너질 대로 무너진 그런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급기야 정치인, 언론인, 기업인, 교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사찰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 받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국정 난맥이다. 근본적인 통치의 위기 국면이다. 우리를 향해 시시각각으로 달려오고 있다. ‘퍼펙트 스톰’. 그야말로 그 위기가 다가오고 있고, 정말 큰 변화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이런 눈앞이 캄캄한 이런 상황에도 정상적인 국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대통령께 요구한다.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이 난마처럼 얽힌 국정 현안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또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 앞에 밝혀 주셔야 된다. 아울러 지금의 이 난국은 현 정권 혼자서는 풀 수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이미 풀 수 있는 역량이 바닥이 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한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요구한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굳이 제1야당으로만 한정할 생각이 없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야당과 서로 마주 앉아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흔쾌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신다면, 흔쾌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면 저희들도 도울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에 대해서 답이 있으셨으면 한다. 그리고 당내 상황에 대해 짧게 한 마디 드리겠다. 우리가 이런저런 추진하는 과정에 아마 우리 의원님들이나 아니면 당내 구성원들이 불편해하는 일들이 지난 한 해 동안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또 이 중진회의가 있어서 여러 가지 따가운 말씀들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우리가 힘을 합쳐서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여러 가지 중진의원들께서도 저희들이 송구한 점이 있었다면 널리 양해해 달라 부탁 말씀드린다.
<나경원 원내대표>
여당과 청와대의 오만이 끝을 모른다. 오늘 여당은 유치원법에 대해서는 패스트 트랙을 태우겠다고 한다. 패스트 트랙은 사실상 슬로우 트랙임이 명백하다. 내일 본회의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지난번에 제안한 6인 협의체의 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은 패스트 트랙을 태우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내일 본회의를 거부할 생각이시다’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본회의를 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말씀을 드린다. 12월 임시국회가 27일로 정해져 있지만 사실상 아직은 시간이 충분하다. 여당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 그 오만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치원법에 관해서는 조금 있다가 정용기 의장께서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다. 저희 당이 그동안 지적했던 민간인 불법사찰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게다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휴대폰, 디지털로 감시하고 강압 조사를 했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다. 이 정부가 적폐 청산을 외쳤지만 사실상 신적폐를 양산해 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국민들은 알고 싶다. 신적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신적폐의 몸통이 누구인가를 알고 싶다. 그런데 오늘 아침 법무부 장관의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보면 김태우 수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 김태우 사건, 이 특검반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해서 김태우의 개인 일탈로 치부하겠다. 한마디로 ‘김태우를 죽이고 말겠다.’라는 명확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 국민이 궁금해 하는 민간인 사찰의 규모 또 강압 조사가 어느 정도로 이루어졌는지 그 다음 정권 실세의 비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묵인, 은폐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김태우가 왜 미운 털이 박혔나. 결국 핵심은 정권 실세에 대한 보고를 계속해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이 사건을 밝히기 위해는 첫 단추로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청와대의 이 사건의 몸통에 해당하는 청와대의 몸통은 나와서 진실을 말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여당은 지난번 원내대표 회동에서 운영위 소집에 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사실은 저는 지난번 원내대표 회동이 불발된 이후에 계속해서 여당과의 원내대표 회동이라든지 이런 접촉을 기대했지만 오늘도 지금 난망한 상황이다. 아시다시피 지금 여당은 청와대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저는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운영위 소집해 달라. 그리고 운영위에서 몸통에 해당하는 결국 임종석 실장 그리고 조국 민정수석 출석해야 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