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안전원이 출동한 11건의 화학물질사고 중 45.5%인 5건에서 현장조치를 1시간 반 이내에 끝내고 철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8월 26일 일어난 충남 금산 램테크놀러지 불산유출사고현장에는 이미 해당 업체에서 3번이나 화학물질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출동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화학물질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화학물질 사고현장 출동기록’에 따르면, 안전원은 2014년 1월 개원 이후 출동한 11건의 화학사고 중 45.5%인 5건의 현장에서 출동한 지 1시간 반 이내로 현장조치를 끝내고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물질안전원은 2012년 구미 불산누출사고 발생 후 화학 사고를 예방하고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설립된 환경부 소속기관으로, 화학사고 발생시에 화학안전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사고 접수 시 상황파악 후 현장출동을 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개원 후 11건의 화학사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화학물질안전원이 상반기에 현장출동한 6건 중 1건은 약 한 시간 현장점검 후 철수했고, 2건은 약 40분 정도 대응 후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물질안전원의 현장 출동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화학물질의 특성을 파악하여 현장 방재를 소방청과 협의해야 하고, 주민 대피여부, 병원이송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화학물질의 특성상 잔류하는 물질이 계속 남아 주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출동 후 주민들의 호흡기상태, 건강이상증후 등의 상황을 확인하는 등 사고현장 수습과 조치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화학물질안전원의 사고현장 수습은 한 시간 반 내로 끝나버렸고, 이 때문에 화학물질안전원이 현장수습을 대충하고 ‘기록남기기 식’으로 출동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16일에 발생했던 경북 성주군 ㈜지엠이엔씨 알루미늄 분진사고의 경우, 화학물질 안전원 사고현장 철수 후에 다음날 새벽 사고현장의 굴삭기에 화재가 발생하여 재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7월 31일에 발생한 전남 여수시 소재 ㈜여수해양조선소 암모니아 누출 사고의 경우, 안전원으로 사고접수가 된 시각은 16시 20분이나 안전원은 그로부터 1시간 25분 뒤에 현장으로 출동, 19시 52분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안전원은 여수합동방재센터를 통해 현장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선박 내에 암모니아가 200ppm이상 검출되고 있으며, 부상자 10명을 포함해 계속해서 인명구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받은 상황이었음에도 1시간 25분 뒤 사고현장으로 출동했고, 42분의 현장조치 후 철수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8월 24일 충남 금산 램테크놀러지공장에서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벌초하던 인근 주민과 작업노동자가 병원치료를 받고 공장 주변 수목이 궤사하는 등 ‘제 2의 구미불산누출사고’라고 볼 수 있는 재해가 발생하였고, 해당 업체의 3번째 화학물질 관련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화학물질안전원은 아예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수미 의원은 “국민들은 ‘관재’였던 구미 불산누출사고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지만, 그 사고 이후에 거듭난다던 화학물질 사고대응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인 상황이다”라고 지적하면서, “화학물질 사고현장을 철저히 점검하고 후속피해가 없도록 조치하여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안전원의 역할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