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운영하는 해외센터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베이징과 샌프란시스코, 두 곳에 운영하고 있는 ETRI 해외센터는 사업실적은 크게 부진한 반면, 예산은 흥청망청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TRI 해외센터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보고서를 보면 기술사업화나 연구소 기업 설치 등 구체적인 성과는 거의 없고 MOU 체결, 동향조사, DB 구축, 기술상담회 개최, 포럼 참가 등이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북경센터는 미래부 장관의 중국 출장지원을 사업실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예산 낭비는 더욱 심각하다. 연평균 5억원 안팎의 예산을 사용하는 두 해외센터의 센터장은 1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아 전체 예산의 1/5이 센터장 급여로 지출되고 있다. 2014년 북경센터 예산 집행계획을 들여다보면 상세내역 없이 연구시설, 장비 및 재료비로 1억2천만원을 배정했고, 국외여비 명목으로 1억6천만원이나 책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여비 항목으로 260만원이 배정되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용비 및 수수료 3천만원, 기술정보 활동비 1천6백만원, 상근자가 2~3명임에도 야근식대와 다과비를 2천150만원이나 책정해 놓고 있다. 미주센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 표 : 첨부파일 참조
최의원은 “대한민국 ICT기술의 글로벌 전진기지라는 명분으로 외국에 센터를 차려놓고,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하는 일 없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ETRI는 신속히 실태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